리뷰 연극 썸네일형 리스트형 [리뷰] 죽음 너머, 인간의 존엄을 말하다. 연극 <유령> [위드인뉴스 김영식] "이 삶에서 내가 맡은 역할은 무엇인가?" 검은 바닥 위에 묘비를 연상시키는 하얀 오브제가 놓여 있다. 무대 뒤편에는 시체 안치실의 냉동고를 떠올리게 하는 문이 자리하고 있다. 차분한 분위기 속, 음악 없이관객을 기다리는 공연장. 성큼 성큼 입장한 배우는 조용히 입장해 손을 모은 채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며 관객을 하나하나 부르듯 말을 건넨다. 그는 이번 생에서 배명순이기도 했고, 정순임이기도 했던 인물이다. 연극 은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해 주민등록을 포기하고 다른 이름으로 살아간 여성, 배명순의 죽음 이후의 이야기를 다룬다. 무연고자로 생을 마감한 그녀는 시신 안치실로 옮겨지고, 그곳에서 만난 또 다른 유령들과 대화를 나누며 과거를 되짚는다. 위 줄거리만 보면 소동극 같기도 하고.. 더보기 [리뷰] 이란에서 온 죽음에 대한 편지. 연극 <화이트래빗 레드래빗> [위드인뉴스 김영식] 연극 은 리허설도, 감독도, 무대 위 연습도 없이 단 한 번 무대에 오르는 단 한 명의 배우가, 처음 마주하는 대본을 통해 관객과 함께 연극을 ‘완성’해 나가는 전 세계적으로 찬사를 받은 실험 연극이다. 전 세계 3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고, 연극과 영화계의 거장들과 함께 3,000회 넘게 무대에 오른 이 작품에는 케네스 브래너, 우조 아두바, 네이선 레인, 시니드 쿠삭 등 세계적인 배우들이 출연했다. 이번 한국 공연에는 박정자, 박상원, 남명렬, 송옥숙, 김경일, 이건명, 이석준, 박호산, 오용, 홍경민, 하도권, 박기영, 지현준, 김동완, 김다현, 최영준, 임강성, 이시언, 박혜나, 이엘, 김찬호, 김재욱, 정동화, 주민진, 최연우, 한지은, 박정원, 송유택, 강형석, 원태민,.. 더보기 [리뷰] 연극의 맛을 전하는 작품. 연극 <록산느를 위한 발라드> [위드인뉴스 김영식] "이건 연극이니까" 비교적 단출한 오브제가 놓인 무대. 천장에서 바닥까지 좌우 두개의 줄이 길게 매달려 있고, 무대 중앙에는 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좌우에는 각각 세 개의 사다리가 배치되어 있다. 배우들이 등장하고, 라이브 연주자들이 무대에 오르면서 공연은 조용히 막을 올린다. 연극 는 프랑스 작가 에드몽 로스탕의 희곡 '시라노 드 베르주라크'를 원작으로 한다. 국립극단은 원작을 청소년을 위한 무대로 각색하며 서사를 단순화했고, 인물 구성 역시 ‘록산느’, ‘시라노’, ‘크리스티앙’, ‘드 기슈’ 네 명으로 재편해 이야기를 전개한다. 작품은 사랑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각 인물들이 보여주는 다른 방식의 사랑을 관객들에게 전하며 진정한 사랑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쾌활하고 명랑한 연.. 더보기 [리뷰] 그때의 시, 그 안에 담긴 삶의 풍경. 연극 <기형도 플레이> [위드인뉴스 김영식] 공연장 좌측에는 벽으로 세운 세트가, 우측에는 철제 구조물이 배치되어 있다. 무대 중앙에는 소파 형태의 의자가 놓여 있어 전체적으로 열린 구조를 취하고 있다. 이 무대는 각 공연마다 다른 형태로 구성되며, 각 단편에 어울리는 분위기와 공간감을 조성한다. 따뜻한 피아노 연주가 관객을 맞이하고, 등받이가 편안한 의자가 놓인 공연장은 아늑한 집중력을 유도한다. 연극 는 '창작집단 독'의 작가 아홉 명이 기형도 시인의 시 아홉 편에서 얻은 상상력을 바탕으로 구성한 단편 희곡 모음이다. 1980년대에 쓰인 기형도의 시에 남겨진 현실의 감각과 시대적 좌절감이 지금 이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하다는 사실을, 덤덤한 언어와 배우들의 절제된 연기로 전하고 있다. 작품은 하루에 다섯 편씩, 격일로 에피소.. 더보기 [리뷰] 사회적 위선과 인간 본성에 던지는 질문. 연극 <지킬앤하이드> [위드인뉴스 김영식] "좋은 사람, 저는 그럼 사람 아닙니다." 검은 바닥, 검은 벽, 그리고 무질서하게 널부러진 의자들. 무대 중앙에는 현관처럼 보이는 문이 서 있고, 그 앞에는 '탑햇'이라 불리는 영국 신사의 모자가 놓여 있다. 아무런 음악도 흐르지 않는 정적 속에서 관객들은 자연스럽게 공연장에 적응한다. 배우가 무대로 들어서자 박수가 터지고, 공연은 조용히 시작된다. 연극 는 동명의 뮤지컬 와 같은 시대를 배경으로 하지만, 전혀 다른 시점에서 이야기를 풀어간다. 지킬 박사와 개인적인 친분이 있는 한 인물이 화자로 등장해 이야기를 이끌어가며, 최정원, 고훈정, 백석광, 강기둥이 캐스팅되어 다채로운 멀티 배역 연기를 선보인다. 1인극 형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연극은 화려한 대극장 뮤지컬과 극적으로 대비되.. 더보기 [리뷰] 쉽지 않은 시작 그리고 미소. 연극 <비기닝> [위드인뉴스 김영식] "당신이 좋아요." 공연장에는 클라리넷인 듯한 재즈풍의 연주가 가볍고 따뜻하게 흘러나오며 관객을 맞이한다. 그리고 이 곳은 어느 가정집의 거실인지, 혹은 부엌인지 모를 무대는 누군가의 집들이 현장이다. 연극 은 런던의 한 아파트에서 우연히 마주한 두 인물, 대니와 로라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멋진 아파트와 직업을 가졌지만 외롭게 살아온 여자 로라와, 이혼 후 단조로운 일상을 이어가던 남자 대니가 집들이 파티가 끝난 뒤 나누는 대화를 따라가며 이야기가 펼쳐진다. 모두가 떠난 이후 나누는 두 사람의 대화는 더 솔직하게 펼쳐지는데 그들의 대화 안에서 관객은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하는 설레임과 희망 그리고 불안을 마주하게 된다. 연기 고수들의 펼치는 미묘한 감정들 각각 무대의 반대편.. 더보기 [리뷰] 10년이 지나도 여전히 매력적인 작품. 연극 <꽃의 비밀> [위드인뉴스 김영식] 남편들은 축구장으로 떠났고 여자끼리 모여 송년회를 즐기는 시간 사건은 벌어진다. 연극 은 이탈리아 북서부 시골 마을인 빌라페로사를 배경으로 하루아침에 사라진 남편을 대신해 고액의 보험금을 타기 위한 주부들의 유쾌한 소동을 그린 연극이다. 극 중 네 명의 주부들은 사라진 남편들로 인해 뜻밖의 위기에 놓이지만, 위기를 기회로 바꾸려는 과정에서 점차 서로를 이해하고 의지하게 된다. 10주년은 맞은 에서 박선옥, 황정민, 정영주가 연기하는 '소피아'는 극의 중심을 잡으며 극을 이끌고, 장영남, 이엘, 조연진이 맡은 '자스민'은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감초 같은 존재감을 발산한다. 또한, 이연희, 안소희, 공승연이 연기하는 '모니카'는 특유의 매력을 더하며, 김슬기, 박지예가 맡은 '지.. 더보기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