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 배우 유해진, 검사 구관희로 돌아오다 '영화 <야당>

[위드인뉴스 김영식]

배우는 때때로 긴 여행을 떠나는 사람과 같다.

작품을 만나면 새로운 인물을 마주하고, 그 삶을 살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그 감정에 물들어 간다. 유해진은 그런 여행을 거듭하며 다양한 얼굴을 보여준 배우다.

때론 웃음을 주고, 때론 날카로운 현실을 직시하게 한다. 배우 유해진은 이번 영화 <야당>에서도 또 한 번 새로운 여행을 시작했다.

출세와 욕망, 현실 사이에서 흔들리는 검사 구관희로 세상을 살아가는 방식도, 목표를 이루려는 태도도 우리 주변 어딘가에 있을 법한 인물을 표현하는 유해진, 그가 보여줄 또 다른 얼굴이 궁금해지는 순간이다.

13일 열린 영화 <야당> 제작보고회에서 배우 유해진은 작품을 선택한 이유부터 캐릭터를 구축하는 과정, 그리고 함께한 배우들과의 호흡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새로운 시도, 신선한 접근이 끌렸다"

유해진은 영화 <야당>이 마약세계 은어인 ‘야당’이라는 소재를 색다르게 활용한 점이 흥미로웠다고 밝혔다.

그는 "마약 뒷거래를 다룬다는 점이 신선했다"며 "자칫 뻔할 수도 있는 이야기를 새로운 시각으로 풀어낸 점이 마음에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검사를 연기할 기회가 많지 않았는데, 욕망을 품고 있는 입체적인 인물이라는 점에서 더 끌렸다"고 덧붙였다.

"명패 하나에도 인물의 야망을 담았다"

극 중 구관희는 승진을 위해 치열한 조직사회에서 살아남으려는 야망을 가진 검사다. 이를 표현하기 위해 유해진은 캐릭터의 디테일을 고민했다. 그는 "오늘 제 머리만 봐도 구관희의 야심이 느껴질 것"이라며 "그의 욕망을 극적으로 드러낼 수 있는 대표적인 소품이 명패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야망을 과장해서 표현하기보다는 자연스럽게 녹여내려고 했다"며 "이 인물이 너무 악랄한 사람이 아니라 현실 속 어디에든 있을 법한 인물로 보이길 바랐다"고 말했다.

"강하늘, 박해준 배우와의 호흡… 술술 풀렸다"

함께한 배우들과의 호흡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강하늘과의 작업에 대해 그는 "좋은 에너지가 있는 배우"라며 "스마트하고, 제안하는 아이디어들이 정확하고 빠르다. 덕분에 촬영이 술술 풀렸다"고 말했다.

박해준 배우와의 촬영에 대해서는 "함께한 장면은 많지 않지만, 인간적으로 굉장히 허당스러운 매력이 있는 배우"라며 웃었다.

"황병국 감독과의 첫 작업, 편안한 현장이었다"

유해진은 황병국 감독과의 인연도 전했다. 그는 "감독님이 예전에 나의 결혼 원정기에 캐스팅 제안을 주신 적이 있었다"며 "그때는 함께하지 못했는데,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작업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첫 촬영 날부터 현장이 굉장히 편안했다"며 "감독님 특유의 여유와 깊이가 묻어나는 분위기 속에서 즐겁게 연기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천만이라는 숫자는 하늘이 주는 것"

유해진은 최근 <파묘>, <서울의 봄>에 이어 연이어 천만 관객을 동원하며 ‘천만 배우’ 타이틀을 얻었다. 이에 대한 질문에 그는 "천만이라는 숫자는 여러 가지가 맞아떨어져야 가능한 일"이라며 "작년 두 작품이 많은 사랑을 받아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천만이라는 건 하늘이 주는 것 같다"며 "다만 극장가가 많이 가물어서, 이번 영화가 단비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은 있다"고 덧붙였다.

유해진의 연기는 늘 현실과 맞닿아 있다. 그의 캐릭터들은 어디선가 본 듯한 얼굴을 하고 있지만, 그 안에는 배우만이 담아낼 수 있는 독창적인 색깔이 있다.

그는 "천만이라는 숫자는 하늘이 주는 것"이라고 말했지만, 사실 그 숫자 뒤에는 관객이 그의 연기를 얼마나 신뢰하는지가 담겨 있다. 이번 <야당>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의 연기는 숫자가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에 오래 남을 것이기 때문이다.

영화 <야당>은 4월 23일 개봉한다.


김영식 withinnews@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