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인뉴스 김현비]
현대미술의 고정된 형식을 깨고 새로운 세계를 탐구해 온 프랑스 작가 피에르 위그의 아시아 최초 개인전 ‘리미널((Liminal)’이 리움미술관에서 진행 중이다.
전시는 리움미술관이 제작 지원한 전시 제목의 <리미널>부터 <이디엄>, <카마타> 신작을 공개하며 피에르 위그의 대표작인 <오프스프링>과 <휴먼 마스크>, 수족관 작품 등 최근 10여년간 작가의 예술적 탐구를 조명하는 작품 총 12점을 공개한다.
전시는 인간과 비인간, 다양한 생명체가 공존하는 세계, 존재 간의 복합적인 상호작용으로 생성되는 환경을 제공한다. 완성된 결과물이 아닌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생명체들이 진화하는 세계로 미술관 내의 모든 작품은 외부에서 수집한 데이터 등을 바탕으로 계속해서 변화한다.
‘생각지도 못한 무언인가가 출현할 수 있는 과도기적 상태’라는 뜻을 지닌 전시 제목의 ‘리미널’은 인간이 아닌, 그렇다고 비인간도 아닌 그 중간의 어떤 것들이 어떻게 상상되고 시각화될 수 있는지에 대해 질문을 던지며 직접 실험해 보인다.
이야기의 형태가 선형성을 벗어날 때
피에르 위그(1962년 파리 출생)는 칠레 산티아고에서 거주하며 세계적으로 다양한 전시를 진행하고 있다. 초기에는 영상 작업에 집중하며 현실과 허구의 관계에 대해 질문했고, 계속해서 실시간 상황을 구성하는 방향으로 작업을 전개해왔다.
인간과 비인간의 관계에 질문하는 작업에서는 작품들이 학습하고, 변화하고, 진화하는, 생물학적이거나 인공적인 주관성이 서식하는 세계에 대한 여러 형태가 제시된다.
“나는 이야기의 형태가 선형성을 벗어날 때 흥미를 느낀다. 역사를 넘어서 서사 밖의 허구에 관한 것이다. 시뮬레이션은 혼돈을 지날 수 있게 해 주는 여러 가능성의 투영이다.” -피에르 위그-
미술관 전체를 활용하여 끊임없이 진화하는 환경으로 탈바꿈시키는 피에르 위그의 작품들은 새로운 주체의 탄생을 목도하는 또 다른 현실을 제안한다. 실험적이고 수수께끼 같은 그의 작품은 계속해서 발전하고 학습할 것이며 전시를 넘어 어떤 형태의 모습으로 구성될 것인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끊임없이 진화하는 전시
전시에 들어서면 어두움에 먼저 시각을 적응시켜야 한다. 캄캄한 공간 속으로 조심스레 들어서면, 전시의 제목과 동일한 작품 <리미널>을 관람할 수 있다. 실시간 시뮬레이션으로 얼굴도, 뇌도 없이 공허에 둘러싸인 인간도 비인간도 아닌 과도기적 형태의 그 무언가를 바라볼 수 있다.
감각적 현실과 비인간적 존재 사이의 통로인 <리미널>은 자극을 찾고, 학습하고, 기억을 지니며 원초적인 움직임에서 발전하며 서서히 목소리를 가지게 되는 등 인간적인 형태로 구성되어 간다. 한편으로는 섬뜩하고 한편으로는 다소 어려운 작품 앞에 서게 되었을 때, 온전한 인간이 아닌 무엇인가의 미묘한 몸짓에 다양한 질문을 하게 된다.
무엇이 인간이라고 할 수 있는가? 어떤 것이 인간을 형성하는 조건인가? 만약 인간의 모든 것을 학습한다면 저것은 인간이라고 부를 수 있는가?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전시의 아래층으로 내려가면 대형 자기 생성 영상인 <카마타>를 관람할 수 있다. 기계의 집합체가 아타카마 사막에서 무덤 없이 발견된 인간 해골에 대해 알 수 없는 의식을 수행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마치 장례 의식처럼 보인다.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되고 건조한 사막인 아타카마 사막이라는 배경으로 기계들의 움직임은 시작도 끝도 알 수 없으며, 어떠한 것을 학습하고 무엇을 기념하며 형성하는지도 명확히 알 수 없다. 전시 공간의 센서가 지속적으로 출력되는 이미지를 실시간으로 수정하여 전개된다. 그 앞에서 관람자는 서로 다른 현실들 사이의 거래, 신체 없는 존재에서 인간의 신체로의 전환을 목격한다.
전시는 예측할 수 없는 요소들로 가득하다. 수족관 시리즈, 암세포, 인간이 아닌 생물 그리고 생성형 언어를 표현하는 황금빛 마스크를 착용한 미술관 곳곳에 존재하는 사람들(이디엄)까지. 다양한 생명체가 공존하는 하나의 세계, 빛과 어둠, 복합적인 상호작용과 데이터 등으로 생명체들이 계속해서 진화되고 있는 피에르 위그가 탈바꿈한 미술관의 모습을 이번 전시를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전시 개요
전시명 : <리미널(Liminal)>
전시장소 : 리움미술관
전시기간 : 2025.02.27. ~ 2025.07.06(매월 월요일 휴관)
관람시간 : 오전 10시 ~ 오후 6시(매표마감 : 오후 5시 30분)
주최 : 리움미술관
※ 해당 전시는 사진 촬영이 가능합니다.
김현비 within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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