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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

강동석 예술감독,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20주년을 말하다

[위드인뉴스 김영식]

“실내악 페스티벌이다. 실내악 장점에는 여러 명의 연주가들을 함께 볼 수 있다는 것이 있다. 이번 실내악축제를 통해 다양한 연주자들의 모습을 볼 수 있고 레퍼토리도 여러 가지 편성을 준비하고 있다. 이 기회를 통해서 실내악의 지위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SSF)를 이끌고 있는 강동석 예술감독은 제20회를 맞이한 축제를 앞두고 깊은 감회를 드러냈다. 실내악이라는 장르의 매력을 알리고자 시작한 축제는 어느덧 20년의 세월을 넘어섰고, 그는 지금도 매해 새로운 고민과 도전을 마주하고 있다.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안동교회에서 열린 제20회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이하 SSF)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SSF의 예술감독 강동석은 축제의 방향과 프로그램 구성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실내악 페스티벌, 한국에서도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다”

“외국에서는 이런 실내악 페스티벌이 많다. 이런 페스티벌을 한국에서 해보고 싶은 꿈이 있었다.”

강 감독은 축제의 시작을 이렇게 설명했다. 2003년과 2004년 무렵 다른 실내악 페스티벌을 시도했지만 여러 사정으로 중단됐고, 2006년 서울시의 지원을 통해 지금의 SSF가 재출범했다.

“2003, 4년도에 다른 페스티벌을 시작한 적이 있는데 여러 가지 사정으로 중단되었고 2006년 서울시 지원을 통해 새롭게 시작하게 됐다. 지금도 그렇지만 집중적으로 실내악만 하는 페스티벌이 당시에 없었고, 장르적으로 많은 콘서트를 하는 페스티벌은 없어 시작하게 되었다.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를 통해서 한국 음악에 많은 변화가 생긴 것 같다. 그래서 어느 정도 목표를 달성했다고 생각한다.”

▲강동석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 예술감독(중앙)



20년이라는 시간 동안 한국 실내악계는 뚜렷한 성장을 이뤘다. 그는 “20년 전과 달라진 것 같다. 지금 좋은 연주자들이 많이 나오는 면에서 20년 전에 비해 전체적인 연주 수준이 올라간 것 같고 균형이 잡힌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요즘 젊은 연주자들은 실내악도 관심이 많고 실내악의 중요성이 국제 콩쿨에서도 인정되어서 요즘에는 어느 세계 어디에 내놔도 연주 수준에 문제가 되는 것 같지 않다. 그런 면에서 좋은 현상이 아닐까 한다.”

“숨은 명곡 발굴, 축제의 핵심 가치”

20주년을 맞아 축제는 더 다양한 작품을 무대에 올린다. 그중에는 기존에 자주 연주되던 명곡 외에도 상대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숨은 명곡들이 포함된다.

“올해 20주년으로 그동안 여러 번 연주가 되었던 실내악 곡들이 있는데 반대로 알려지지 않는 곡들이 소개된다. 개인적으로는 저는 즐겁고 자랑스러운 것이 새로운 곡을 소개하는 것이다.”

새로운 곡을 찾는 과정은 오랜 시간과 정성이 필요하다.

그는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것은 추천해서 발견하는 경우도 있고 제가 직접 악보를 찾아서 보는 경우도 있다. 요즘에는 그 일이 쉬워진 것이 유튜브에 너무나 많은 곡들이 올라와 있어서 도서관에 찾는 것보다 쉬워졌다”고 설명했다.
“새 곡들 중에 처음 보는 것은 여러 번 들어본다. 우선 저에게 느낌이 오는지 감동을 받을 수 있는 곡인지 처음 들었을 때 어느 정도 생각해 본다.”

하지만 새로운 곡을 무대에 올리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물론 새로운 곡을 소개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실내악 관객들이 듣고 새 곡을 이해하고 다음에도 찾아오게 하려면 곡이 이해되고 금방 감동을 받아야 하는 곡이기 때문에 그런 면에서 까다롭기도 하다.”

“모르는 작곡가의 곡이 좋더라도 관객들이 표를 살 것인가 하는 것도 생각한다. 그래서 알려진 곡 사이에 새로운 곡을 넣으며 균형을 맞추려고 한다. 너무나 좋은 작품들 중에도 알려지지 않은 곡들이 많은데 그런 곡을 소개하는 것이 페스티벌의 의미인 것 같다. 쉽지 않지만 중요한 부분이다.”

“실내악은 어렵지 않다…한 번 들으면 빠져든다”

강 감독은 실내악의 진입 장벽에 대한 오해를 해소하고자 했다. 그는 “실내악은 어려운 것이 아니다. 오히려 한 번 맛을 들이면 좋아할 수 있고 더 듣기 쉬울 수 있다”고 말했다.

축제를 이어온 가장 큰 동력은 열정과 음악에 대한 순수한 즐거움이었다.

“열정으로 해 온 것 같다. 저희 목표는 음악가, 연주자 사이의 즐거움을 관객들과 나눌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연주자들에게 중요한 것은 연주 수준인데 서울스프링실내악축제의 장점은 2주 동안 다른 음악가들, 아는 사람들과 2주 동안 같이 연주하고 생활하고 그 즐거움을 다른 사람에게도 선사하는 것이 실내악의 맛일 것이다. 그런 것 때문에 힘든 점이 있어도 끌고 올 수 있었던 것 같다.”

무엇보다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청중과의 공감이었다.

“제일 보람 느낀 것은 우선 청중들이 만족해 하며 좋아하고 연주자들도 즐거워하고 재미있게 하는 것들에 보람을 느낀다. 저희가 지금까지 20년 동안 하면서 간접적으로라도 우리나라 실내악 발전을 위해서 도움이 된 것 같고 그런 점에서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 앞으로도 계속 앞장서서 한국 실내악이 전성기를 맞을 수 있을 때까지 저희가 활약을 했으면 한다. 그런 시기가 빨리 왔으면 한다.”

“특별한 계획보다, 안정된 지속성을 원한다”

향후 계획에 대해 그는 조심스럽지만 분명한 바람을 전했다.

“특별한 계획보다 20년을 이끌어왔는데 처음에는 멀리 바라보고 할 수 있는 조건들이 갖춰지지 않았다. 앞으로도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중요한 것은 안정된 분위기에서 더 좋은 방면으로 끌어가면 좋겠다.”

“한국 사정이 쉽지 않다. 재정적 지원이나 연주자 섭외도 쉽지 않고 멀리 바라보고 계획을 못 세우더라도 안정된 분위기에서 계속되었으면 한다.”

20년의 시간 동안 무대를 지켜온 강동석 예술감독. 그의 바람은 단순하다. 음악가와 청중이 함께 즐기는 무대를 안정적으로, 그리고 꾸준히 이어가는 것. 그 바람이 앞으로의 20년을 향한 또 하나의 시작이 된다.


주요 일정 및 장소

기간: 2025년 4월 22일(화) ~ 5월 4일(일)​
장소: 예술의전당 IBK챔버홀, 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 윤보선 고택 등

 

김영식 withinnews01@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