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드인뉴스 김영식]
"쿵!", "쿵!", "쿵!"
새벽 4시만 되면 어김없이 울려 퍼지는 의문의 소리. 이곳은 층간소음 지옥이다.
영화 <백수아파트>는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불굴의 오지라퍼 백수 안거울(경수진)이 개성 넘치는 아파트 입주민들과 함께 층간소음의 미스터리를 파헤치는 이야기를 그린다.
작품은 안거울 역을 맡은 배우 경수진을 중심으로 고규필, 이지훈, 김주령, 최유정 등 배우들의 조합이 더해져 흥미를 높인다.
'경반장' 배우 경수진의 맹활약
<백수아파트>는 배우 경수진이 원톱으로 극을 이끌어가는 작품이다. 작품은 경수진을 중심으로 두 동생과 아파트 주민들이 힘을 합쳐 층간소음의 범인을 찾아가는 과정이 유쾌하면서도 긴장감 있게 펼쳐진다.
특히 경수진은 극 중 온갖 동네 사건을 해결하며 예능에서 보여준 '경반장' 캐릭터를 완벽하게 살려내는데 맨발에 슬리퍼를 신고 거리를 누비는 등 캐릭터 몰입을 위한 열정도 돋보인다.
비록 백수 신세이지만, 안거울은 "미친년" 소리를 들어도 아랑곳하지 않고 나름의 정의를 실현해 나간다. 경수진은 이러한 캐릭터의 잠재력과 사명감을 설득력 있게 그가 가진 잠재력과 사명감은 우리 모두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개연성 있게 보여주고 있다.
백수아파트에 뭐가 있길래?
작품은 아파트 층간소음이라는 대중적이고 친근한 소재로 작품을 시작한다. 하지만 이루다 감독은 단순히 층간소음만을 다루지 않고 관객들에게 예상치 못한 변수들을 던지며, 스크린 안으로 점점 더 몰입하게 만든다.
또한, 층간소음 그 자체를 문제 삼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이면에 숨겨진 더 큰 사건들을 서서히 드러내며 이야기를 확장시킨다.
<백수아파트>는 마블 영화처럼 슈퍼 히어로가 등장해서 악당을 해치우는 그런 영화는 아니지만 친근하고 일상적인 재미로 빨간조끼를 입은 경반장이 아파트 미스테리를 해결하는 소소한 재미를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영화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 소소한 재미를 전해받은 관객들은 차분하게 진행되는 전개와 조연 캐릭터들의 활약을 통해 영화가 전달하는 메시지와 여운을 함께 느끼게 된다.
고규필과 조연배우들도 만만치 않다
앞서 언급한대로 이 작품에는 주연인 경수진 이외에도 배우 고규필, 이지훈, 김주령, 최유정이 등장해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배우 고규필은 <범죄도시>의 초롱이 역을 비롯해 그간 보여준 친근한 이미지와, 때로는 억울해 보이는 인상을 작품 속에서 자연스럽게 녹여내며 강한 인상을 남긴다. 또한 극 중에서 경수진과 함께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명배우로서 고규필의 감정선을 보여준다.
이에 이루다 감독은 고규필의 감정 연기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제가 잘 우는 편이 아닌데 거의 유일하게 모니터를 보다가 울컥했던 장면이 고규필 배우의 감정 씬이었다. 못 참겠더라"고 고백했다. 이어 "선배님께서는 사람의 마음을 일렁이게 하는 연기 내공이 엄청난 분"이라며 "그런 부분에서 감명 받았다"고 말했다.
관객 분들도 극장 안에서 배우 고규필의 안면 근육을 사용하는 연기와 조연배우로 작품의 완성도를 높여가는 솜씨를 지켜보시길 권해드린다.
또한, MZ세대 캐릭터로 도발적인 언어를 선보이는 공시생 샛별 역의 최유정과, 입주자 동대표 지원 캐릭터를 잘 살린 김주령 역시 작품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이 작은 작품을 소소하고 아름답게 꾸며주고 있다.
배우들과 감독이 만들어낸 유쾌한 추적극
이루다 감독은 <백수아파트>의 장르적 조합에 대해 "대놓고 코미디는 아니다. 제가 생각하는 코미디는 장르라기보다는 톤앤매너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믹한 부분이 유쾌하게 드러나길 바랐다. 기본적으로는 유쾌한 톤의 추적극"이라며 "그 안에서 주인공의 드라마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그 과정 속에서 유머가 계속 첨가된 것 같다. 결과적으로 이렇게 탄생했다"고 밝혔다.
이루다 감독이 의도한 대로 이번 작품은 다양한 캐릭터들이 선보이는 캐릭터 쇼와 함께 작품이 전해주는 웃음의 메시지가 어울어졌다고 할 수 있다.
<백수아파트>에서 백수 안거울(경수진)과 그의 아파트 동료들은 층간소음을 해결하기 위해 힘을 합친다. 작품은 그 과정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통해 관객들에게 시원한 원펀치 카타르시스를 전달하는데 다만, 장르 특성상 <범죄도시>의 마동석처럼 강력한 캐릭터나 빌런의 강력함을 보여주기 보다 일상적이고 친근한 해결 방식이 중심이 되니 그에 대한 상업적 장단점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따뜻한 봄바람처럼 유쾌하고, 가을 낙엽처럼 깊은 여운을 남기는 배우 경수진과 <백수아파트>로 감독 데뷔한 이루다 감독의 따스한 연출과 조연배우들의 열연은 이 영화를 기억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다.
김영식 within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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