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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영화

[인터뷰] 배우 류준열, 믿음의 경계에 선 사람. 영화 <계시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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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인뉴스 김영식]

믿음은 눈에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어떤 사람의 삶은 그 믿음이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조용히 증명한다.

배우 류준열이 영화 <계시록>에서 보여준 얼굴은 그런 믿음의 궤적 위에 있다. 광기와 신념, 구원과 오만 사이의 그의 연기는 차분하지만 단호하다.

데뷔 10년, 서서히 단단해진 그의 눈빛엔 여전히 질문이 가득하다. 그는, 정답보다 과정에 집중하는 배우로 스스로의 연기를 끊임없이 의심하며 걸어가는 태도가 있다. <계시록> 속 류준열이 보여준 성민찬은 그런 배우 류준열 안의 연기에 대한 고민이 있었기 때문이다.

'믿음'에 대한 이야기…종교 없어도 공감 가능

배우 류준열이 넷플릭스 영화 계시록이 글로벌 1위를 기록한 소감을 밝혔다. 그는 "너무 좋다. 인터뷰 시작하기 전에 들으면서 어안이 벙벙해서 말씀을 잘 못 드렸는데 진짜 시대가 많이 바뀌고 전 세계 시청자분들이 많이 보시고 몇십 개국에서 1위를 했다는 것은 그 나라에서 계속 보고 계신 것이지 않나"고 소회를 전했다.

이어 "한국어로 된 영화를 보시고 있다는 부분에서 굉장히 고무적이고 즐거운 것 같다. 진짜 좋은 시대에 태어나서 많은 분들과 소통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홍콩 배우 양조위와의 일화를 떠올리며 감사를 전하기도 했다. 류준열은 "예전에 양조위 배우님 만났을 때 어떻게 하면 그렇게 훌륭한 좋은 배우가 될 수 있냐고 제가 질문을 드렸는데 당신께서 좋은 시대를 타고 나서 홍콩 영화가 많이 나올 때 좋은 작품 많이 찍어서 그렇다는 답을 주셨다"고 말했다.

이어 "그리고 이제 류준열 씨는 한국 영화가 많이 주목받고 있을 때도 촬영을 하니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 이렇게 얘기를 해 주셨는데 그게 피부로 와닿는 느낌이 있다. 감사한 마음이다"고 전했다.



▲배우 류준열. 사진제공 : 넷플릭스



"믿음이란 무엇인가…인간의 선택에 대한 이야기"

계시록이 전 세계 관객에게 주목받는 이유에 대해 류준열은 "작품이 인간에 대한 이야기고 인간의 믿음에 대한 이야기이 보니 그런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그래서 기독교인이 아니어도 많은 분들이 좀 공감해 주시지 않았나 싶다. 제가 이 작품을 선택하게 된 계기도 그런 부분이 강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류준열은 배우로서 인간의 내면에 깊은 관심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제 사진전도 그렇고 제가 인간의 깊은 내면을 탐구하는 데 관심이 많이 있다. 배우로서도 당연한 것 같기도 하고 그런데 어떤 신의 계시이자 자기가 믿는 믿음에 대해서 여러 가지 선택들을 하면서 사건이 벌어지는데 우리도 그 일상에서 여러 가지 선택들을 하는 순간들이 많이 있지 않나"고 말했다.

그는 "결국에는 자기의 믿음 안에서 선택을 하는 것이다"라며 "내가 뭐가 옳다 뭐가 맞다고 믿는 것에 대해서 선택을 하게 되는데 그런 일상의 작은 선택부터 큰 선택까지의 그 선택은 곧 믿음이다라는 뉘앙스를 가지고 작품을 접근하면은 좀 더 공감대가 형성되고 즐겁게 보실 수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야기에 공감이 가느냐가 선택 기준"

류준열은 계시록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이야기의 힘을 들었다. 그는 "대본을 받았는데 정말 너무 좋았다. 배우가 종종 캐릭터가 마음에 들었냐 이런 질문을 받곤 하는데 저는 캐릭터는 크게 많이 신경 안 쓰는 것 같다. 그저 이야기가 얼마나 공감이 되고 제가 그동안 하고 싶었던 이야기가 얼마나 잘 들어가 있는지도 궁금하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이 작품은 오락성도 있지만 시사하는 바가 명확하기 때문에 기분 좋게 선택할 수 있었고 감독님께서 합리적이시고 속도도 있으면서 스태프들도 모두가 좋아하는 좋은 환경을 많이 만들어주셨다. 그런 부분도 되게 크게 한몫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여러모로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는 조건이 되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믿음이란 결국 변화와 의심을 품는 인간의 자세"

류준열은 '믿음'에 대한 자신의 시선을 진지하게 풀어냈다. 그는 "저는 종교적인 믿음은 절대적으로 믿고 있는 게 있다. 다만, 저는 인간은 불완전하기 때문에 오는 여러 가지 것들에 대해서 갖고 있는 고민들이 그게 제 믿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때로는 맹목적인 믿음으로 밀어붙일 때도 있지 않겠나 20대 때는 한 가지 목표를 향해서 그냥 가자! 그게 성공이든 행복이든 여러 가지 의미를 두고 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반면 최근의 자신에 대해선 "그런데 요즘에는 그런 느낌보다도 전체적인 큰 틀을 좀 보는 것 같다. 그냥 한 인간으로서 내가 이 사회에서 어떤 역할을 하고 있고 죽는 날까지 어떤 영향을 끼치고 하는 여러 가지 것들을 그냥 고민하고 있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는 "결과적으로 어떤 종교에 대한 어떤 명확한 기준이 있고 그 변하지 않는 믿음은 있는데 사회적으로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언제나 내가 틀릴 수 있다는 생각들 그리고 내 마음이 바뀔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서 늘 인터뷰가 어려운 것 중이 오늘의 내가 앞으로 얼마나 변해왔는지를 볼 수 있는 지표이기 때문에 즐겁게 인터뷰하려고 하고 있고 인터뷰하면서도 깨닫는 게 있어서 이런 것들을 즐기려고 한다"고 전했다. 그는 "오늘 한 인터뷰가 내일 달라지는 생각으로 인해서 후회도 할 텐데 그게 인간의 습성이자 상황인 것 같아서 그걸 즐겁게 받아들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혼자 결정한 작품은 없다…주변 목소리 귀 기울인다"

작품 선택 과정에서 주변의 의견을 얼마나 반영하느냐는 질문에 류준열은 "거기에 대해서 엄청 싸운다. 참 곤란한 경우가 많이 있는데 지금 드는 생각은 하고 싶은 것만 할 수 없는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어떤 아티스트는 하고 싶은 것만 해서 본인이 원하는 어떤 경지에 이를 수도 있는데 어떤 아티스트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며 "특히 제가 지금 느끼는 것은 여러 명이서 작업을 할 때 지금 하고 있는 영화나 드라마 시리즈 작업들은 여러 사람이 있기 때문에 하고 싶은 것만 할 수 없으니까 주변의 이야기를 좀 더 귀 기울이고 주변 이야기를 좀 많이 귀 기울이려고 하는 편인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계시록의 경우를 예로 들며 "제 판단이 좀 더 들어간 측면도 있고 아닌 측면도 있는 것 같다. 매니저님과 제 의견 반반이 들어간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제가 혼자서 저 이거 하기로 했어요 한 작품은 단 한 작품도 없었다. 저는 작품을 고를 수 있는 순간이 와도 더 주변 얘기를 듣는 게 맞다는 생각이 드는 것 같다"며 "특히 매니저님이 하시는 일이 전문적으로 보시는 분들이기 때문에 저는 전문가들을 좋아하고 믿는 편이다"고 덧붙였다.

"악역 아닌, 신념에 따라 움직이는 인간…'교회는 죄인들이 오는 곳'이라는 대사, 가장 중요했다"

극 중 성민찬이라는 인물을 어떻게 구축했는지에 대해 류준열은 원작 웹툰과의 차이를 짚으며 자신의 접근 방식을 설명했다.

그는 "웹툰에서는 성민찬 캐릭터가 굉장히 직관적으로 표현이 돼 있다. 올백머리를 하고 무태안경 탁 쓰고 날카로운 인상에 굉장히 세속적이고 욕망이 가득한 목사가 계시를 자기가 원하는 방향으로 해석해서 나아가는 로그라인인데 웹툰에서는 그게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영화 속에서는 다른 접근을 택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영화에서 제가 제일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이 인물이 변화도 변화지만 이 믿음을 향해서 가는 에너지 나는 내 믿음이라고 굳게 믿고 있어라는 그 힘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 성민찬을 '악역'으로 해석하는 시선에 대해 그는 "어떤 사람들은 성민찬이 악역이냐라고 물어보는데 저는 악역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한쪽으로 치우쳐지게 보실 수는 있겠는데 저는 그걸 사실 원치는 않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대사 중에 하나가 '교회는 죄인들이 오는 곳입니다'는 굉장히 강한 대사라고 저는 믿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왜냐하면 실제로 그렇게 생각 안 하지 않나. 교회는 죄인들이 오면 안 되고 불편하게 생각하지 않나"고 말했다.

류준열은 이 대사가 담고 있는 상징성과 인물의 이중적인 면모에 주목했다. "근데 그런 대사를 할 수 있는 목사는 선을 행하는 목사에 가깝고 그런 목사가 선이라고 믿는 신 그리고 그 신의 계시를 그대로 순종하는 것은 자신으로서는 선이라고 믿고 있는 것이다. 그런 이중적인 모습들이 담겨 있기를 바랐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게 변화해서 계시가 너무나 분명할 때 내가 할 수 있는 선택들이 광기로 비춰지거나 실행력이 좋게 보이는 것에 대한 믿음 자체에 중점을 뒀던 것 같다"고 전하며, 인물이 가진 신념의 힘과 그 안의 복잡한 층위를 담아내려 했다고 밝혔다.

▲배우 류준열. 사진제공 : 넷플릭스




냄새로 계시를 느끼는 인물…'비가 오는 산속' 이후 감정의 변곡점

영화의 주요 전환점인 '비 오는 산속의 계시 장면' 이후 성민찬의 감정선 변화에 대해 류준열은 섬세한 설계를 강조했다.

그는 "사실은 바탕에 가지고 있던 감정의 레이어를 여러 겹 가지고 있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실제로 냄새를 맡는 장면이 있다. 그러니까 그 계시가 어디가 명확하고 명확하지 않고에 대해서 좀 사람마다 좀 다르게 만들려고 했던 것 같아요"라고 설명했다.

관객이 느끼는 계시의 순간이 다양하게 해석될 수 있도록 디자인한 점도 언급했다. "어떤 사람들은 바위 얼굴에서 느끼시는 분들도 계시고 어떤 분들은 정한수 목사님 목사님 방에서 느끼는 분들도 계시는 것처럼 조금씩 다르기는 한데 저는 냄새를 레이어로 깔아놓고 그 지점마다 하나씩 하나씩 계시를 꺼내는 지점으로 디자인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장면을 보는 인물마다 인식이 다르다는 점에 주목했다. "실제로 제가 봤던 바위 얼굴 형상과 신현빈 배우가 봤던 얼굴 형상이 다르다. 그러니까 신현빈 배우가 낮에 봤을 때는 그냥 평범한 절벽인데 제가 저녁에 볼 때는 어떤 얼굴이었던 것이다. 그러면 무엇이 진짜이고 무엇이 가짜인가에 대해서 관객들에게 헷갈리게 만들려고 하는데 성민찬 자체는 냄새로 먼저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왜 그 선택을 했냐면 냄새는 화면에 보이지가 않지 않나. 그래서 '목사님 단내가 나지 않습니까'라는 대사도 있는데 어떤 계시를 받기 전에 전조 증상 같은 건데 그것을 냄새로 표현을 해서 냄새를 맡고 그 이후에 바로 계시가 보이는 식으로 디자인했다. 나중에는 거의 냄새를 찾아다니는 정도의 모습이 담겨 있다"고 밝혔다.

류준열은 이러한 계시의 과정을 통해 인물의 감정 곡선을 자연스럽게 끌어올렸다고 설명했다. "그런 변곡점들을 여러 군데에 둬서 한 단계 한 단계 만들려고 노력을 했고 감정적으로 튀는 장면은 그걸 보고 나서 이후에 이제 와이프의 회개를 시키는 장면으로 못을 박고 들어간 지점이 있는 것 같다"고 전하며, 인물의 극단적 신념과 행동이 어떻게 구축되었는지를 되짚었다.

차 안 장면은 인간적 선택…신의 계시 없이 스스로 정죄하는 폭력의 순간

극 중 성민찬이 아내를 향해 회개를 강요하는 차 안 장면은 관객에게 큰 불편함을 안긴 인상적인 장면이다. 이 장면을 함께 연기한 배우 문주연과의 작업에 대해 류준열은 “일단 문주연 배우가 준비를 굉장히 많이 해 왔다. 많이 물어봐 주고 그랬던 것 같고 상대 배우가 저와 하는 씬을 굉장히 준비를 잘 해 왔다는 것은 감사한 일이면서 힘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다 보니까 시작을 그렇게 했고 첫 만남에서 그 장면을 가지고 얘기를 했었다. ‘안녕하세요 주연 씨, 저 류준열이라고 합니다. 그 장면 보셨죠? 그거 어떻게 하실 건지’ 이런 식으로 접근을 했고, 이제 주연 씨랑 친해져서 그때 얘기를 하면 ‘기억나세요? 선배님 처음 만나자마자 그거 물어보신 거’ 이렇게 저는 그 장면을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 같고 실제로 대본 볼 때도 그 장면이 임팩트가 있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이 장면이 성민찬의 내면을 드러내는 중요한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그 장면은 성민찬에게 명확한 계시가 없이 본인이 한 선택 중에 하나이다. 그러니까 그것을 회개를 시키는 계시는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냥 정한수 목사가 그 아들이 불륜을 저질러서 쫓겨나고 제가 그 자리로 가게 되는 그 과정 속에서 인간이 본능적으로 ‘나는 흠결이 있으면 안 되겠다’라는 자기만의 선택을 하는데 그게 인간적인 선택이었던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장면은 단순한 종교적 행동이 아닌, 인간 내면의 정죄 욕망을 드러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시청자들이 볼 때는 굉장히 불편한 지점인 것이다. 내가 마치 신이 된 것처럼 회개를 시키는 장면들이 어떤 인간이 계시를 받던 안 받았던 진짜 계시건 아니건 간에 자기 생각이 들어가는 지점들을 노골적으로 표현하는 장면인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이 장면이 갖는 사회적 의미에 대해서도 짚었다. “꼭 종교인을 떠나고 종교를 갖고 있는 사람들을 떠나서 많은 사람들이 누군가를 너무 쉽게 정죄하는 느낌이 사회에 만연한 것 같다. 그런 부분들을 좀 담겨 있는 장면이 아닐까 하고, 그게 과연 누군가의 죄에 대한 이야기를 쉽게 할 수 있는 게 괜찮나라는 것을 많이 생각을 하면서 연기를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 안에서도 순서가 있다. 자기 죄를 먼저 고하고 먼저 회개하고 ‘이제 너 차례야’라고 하는 게 저는 굉장히 불편하다. 이제 자기는 깨끗해진 것이니 나는 이제 깨끗해졌고 너는 이제 덜 깨끗하니까 깨끗해져라라고 하는 건데 굉장히 폭력적인 순간인 것이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그것은 어떤 종교를 특정짓지 않아도 인간이라는 것 자체가 ‘네가 잘못했어’라고 얘기하는 것이고 폭력적인 면을 상징적으로 담은 장면인 것 같다. 실제로 성민찬도 그렇게 믿었을 것이다. 그녀가 바람 피우게 된 이유가 나한테 있고 내가 실수했고 내가 그녀를 다 안아주지 못해서든 아니든, 그리고 그것들이 내가 먼저 회개를 하고 이제 너 차례다라고 얘기하는 순서인데 너무 폭력적이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나는 선을 행했다'…녹차를 타는 평온한 얼굴로 완성된 성민찬"

영화 속 성민찬 캐릭터는 원작 웹툰보다 훨씬 절제되고 조용한 톤으로 묘사된다. 류준열은 이러한 변화의 이유에 대해 감독과의 긴밀한 논의가 있었음을 밝혔다.

그는 "다 같이 이야기한 장면들이 너무 많아서 뭐랄까 감독님과 얘기를 많이 나눴는데 캐릭터 자체는 본인이 선이라고 믿고 있는 그 믿음을 끝까지 가는 인물의 모습을 보여주려면 절대 선이어야 된다고 생각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니까 본인이 하는 행동과 신의 계시에 그 신은 절대 선이지 않나. 실수가 없는. 우리가 흔히 얘기하는 실수가 없는 하나님이라고 하는데 그렇게 이야기를 하니 이것은 실수가 아니고 너무 명확한 싸인인 것이다. 이것을 거부하는 것도 죄의 어떤 일부고 그러다 보니 어떤 일을 실행하는 데 있어서 두려움을 갖고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권양례를 응징하는 장면에서 성민찬의 행동은 그의 내면의 갈등을 잘 보여준다. 그는 "그래서 권양례를 응징하는 장면에서 성민찬은 실제로 가격을 못한다. 초반에는 목사로서의 나약한 모습인데 그게 진짜인지 아닌지 모르는 상황에서 도덕적으로 인간이 만든 룰에 의해서 내가 이 인물을 처단하지 못하는 어떤 괴로움. 그런데 신은 처단하라고 계속 싸인을 보내고 그런 인간적인 감정들이 드러나는 대목이 있고"라고 전했다.

이어 중요한 감정의 흐름을 짚었다. "그러면서 감독님과 얘기했던 지점 중에 하나는 그 권양래가 절벽에서 떨어지고 나서 제가 체포되는 장면이 있는데 신현빈 배우가 잠깐 보면서 제가 지나가는 장면이 있다. 수갑 차고 그때 굉장히 안도하는 표정이 나오는데 그것을 하면서 저는 인물이 해소가 된 것 같았다. 그러니까 아 얘는 진짜 거기까지 갔구나"라고 말했다.

그는 "신의 어떤 계시를 받고 이 인간이 처단됐을 때 나는 신의 계시를 이뤘고 그게 인간의 룰과 관계없이 나는 어떤 순종을 했다에 대한 안도감. 나는 이제 어떤 선을 행했다. 그분의 완벽한 종이 되었다라는 느낌인데 그 장면이 저는 너무 좋은 그러니까 저 나름대로 만족스러운 장면이고"라고 전했다.

이 장면에서 파생된 또 다른 핵심 장면이 있다. "그 장면의 연결로 아이디어가 나온 게 경찰 조서 받는 장면에서 제가 녹차 타 먹는 장면이 있다. 그 장면 제 대본에는 경찰에게 설명을 하게 된다. 내가 믿고 있는 믿음에 대해서 인간들은 이해하지 못하고 경찰들 이런 사법행정기관이 이해할 수 없는 그런 모먼트가 있고 이것은 너네들이 따라줘야 된다 이것은 계시를 받았기 때문에 이해해 줘야 된다라는 역설과 열변을 토하는 장면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장면은 대사 없이 조용한 연기로 대체됐다. 그는 "그 장면 대사를 가지고 고민을 많이 하고 있을 때 감독님이 대사를 다 빼고 그냥 녹차 타 먹는 장면으로 바꿨는데 그 부분이 굉장히 주요한 장면이었던 것 같다. 그 장면이 저한테는 어떤 결정적인 장면이었던 것 같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왜냐하면 자기가 선이라고 믿는 것을 인간들에게 선포하는 그런 순간인데 거기를 다 빼고 평온한 얼굴로 '나는 이제 선을 행했다'는 것이 연결이 되면서 그 장면을 그렇게 바꾼 게 너무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배우 류준열. 사진제공 : 넷플릭스




기도문은 실제 목사님께 부탁…'눈 뜨고 기도' 장면, 전율처럼 다가왔다

극 중 성민찬은 교회 기도회 장면에서 강한 에너지와 확신에 찬 목회자의 모습을 보여준다. 류준열은 이 장면을 준비하며 실제 목사들의 도움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가까운 목사님들한테 기도문을 직접 작성해 달라고 제가 부탁을 드렸다. 실제로 기도도 굉장히 좋았는데 있는 대본에서 고르기보다 여러 가지 샘플들을 놓고 좋은 것을 취하면 더 좋은 장면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 현역에 계신 목사님들한테 조언도 구하고 해서 받았고 실제로 기도하는 것을 녹음을 받아서 들어본 적도 있다. 특히 이제 대형교회 목사님들이 갖고 있는 에너지가 있다. 그게 많이 도움이 됐던 것 같다”고 전했다.

그렇게 준비한 기도회 장면은 영화 초반부, 촬영 시작 후 단 3일 만에 찍은 장면이었다. 그는 “기도회 장면은 거의 첫 3일 안에 찍은 장면이다. 그래서 많이 부담이 됐었는데 일단 미술이 너무 좋아서 실제 교회에 있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고 기도를 할 때 보통 눈을 감고 기도를 하는데 그 장면에서는 신명기의 성경 안에 있는 내용이 제가 느꼈던 것 이상으로 감정적으로 다가오니까 설교 내용을 보면서 연기를 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전통적인 형식과는 다른 독특한 장면이 완성됐다. 그는 “그래서 눈을 뜨고 기도를 하는 장면이 되어 버렸는데 저는 그 장면이 파워풀하게 전달이 돼서 이상한 느낌을 줄 수 있어서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제가 모태 신앙이다 보니 교회를 숫자로만 따지면 몇십 년 다녔을 텐데 눈 뜨고 기도하는 목사님 한 번도 본 적 없는 것 같다”고 덧붙이며, 이 장면이 가져다 준 이질적이지만 강렬한 인상을 돌아봤다.

마지막 장면은 ‘중간 어딘가’에 대한 표현

영화 계시록의 마지막 장면은 관객에게 강한 인상을 남기며 다양한 해석을 낳았다. 류준열은 이 장면에 담긴 자신의 의도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제가 의도한 바는 그 의도가 드러나지 않는 게 제 의도인데 피드백을 들어보면 절반은 그것을 예수의 형상으로 보고 절반은 악마의 형상으로 보더라.” 이어 “그게 저는 중요한 지점이었던 것 같은데 저는 그 중간에 있는 어떤 지점들을 연기한 것 같다”고 밝혔다.

해당 장면은 단 두 테이크 만에 끝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수십 번의 연기를 통해 완성됐다. 그는 “그래서 그 장면의 재밌는 에피소드는 테이크가 한 두 테이크 갔나 그랬는데 분량으로 따지면 한 20 테이크 이상 간 분량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게 무슨 말이냐면 첫 테이크에서 연기를 끝내고 나서 도저히 이 장면을 어떻게 끝내야 될지 몰랐다. 그래서 감독님과 의논했는데 답이 마땅히 나오지 않는 상황 속에서 제가 요구한 게 컷을 하지 말고 제가 한번 쭉 해보겠다 일단 쭉 연기를 해보겠다 해서 제가 컷 할 때까지 연기를 했는데 그 장면이 한 5분 이상 했던 것 같다. 그중에서 이제 감독님께서 좋은 장면을 꺼내 쓰신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이 장면을 통해 전달하고자 했던 감정의 결을 이렇게 정리했다. “그래서 그때의 감정들이 믿음이 흔들리는지 안 흔들리는지보다도 여러 가지 감정이 복합적으로 들어간 반반 섞인 그런 장면으로 의도한 것은 정확히 된 것 같다.”
믿음과 광기의 경계, 구원과 정죄의 모호한 경로를 묵직하게 건드린 마지막 시선. 류준열의 성민찬은 끝내, 관객 각자의 믿음과 해석 안에서 살아 숨 쉬는 인물로 남았다.

"질문하고 또 질문한다…시간이 더 주어진다면, 더 좋은 것이 나온다"

류준열은 평소 연기할 때 ‘질문하는 배우’로서의 태도를 유지하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저는 올빼미 때도 그렇고 모든 작품에서 질문을 많이 하는 편이긴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질문이 많았을 때의 제 마음이나 어떤 결과 등이 더 낫지 않았나 싶다. 끊임없이 의심하고 더 고민하고 갈 때 뭐라도 나오는 것 같더라”고 덧붙였다.

특히 <계시록>에서도 강렬했던 장면들의 이면에는 그런 고민과 의심의 과정이 있었다고 한다. 그는 “실제로 이 작품에서도 주요했던 장면들은 정말 끝까지 고민했을 때 나온 어떤 지점들이었다. 그런 걸로만 생각하면 정말 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시간이 주어지면 뭐가 나올 텐데 하는 마음으로 늘 작품에 임하려고 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본 없이 즉흥으로…폐건물 장면은 연기 맛집이었다

성민찬이 폐건물 안에서 인물들과 마주하는 긴장감 넘치는 장면은 배우로서도 강하게 남는 순간이었다. 류준열은 “그 장면이 진짜 막막했는데 생각보다 좀 빨리 끝난 그런 장면이다”고 회상했다.

해당 장면은 정해진 대본이 없이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촬영된 장면이었다. 그는 “그 장면은 감독님이 두 배우 사이에서 고민하고 갈등하는 성민찬의 모습들에 좀 더 집중을 하고 싶으셨던 것 같다. 그러다 보니 롱테이크로 간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또, 현장에서 거의 즉흥 연기 같이 준비를 했고 대본이 없이 카메라 워킹에 맞춰서 배우들이 대사를 자기의 감정을 따라서 하다 보니 씬이 만들어졌고 연기를 하고 나서 몇 테이크 안 가서 금방 OK가 났었다”고 전했다.

질문을 멈추지 않는 배우 류준열. 그가 계시록이라는 작품 속에서 끌어올린 감정의 결과, 신념의 밀도는 치열하게 고민한 흔적에서 비롯되었다. 그리고 그 흔적은, 관객들에게 ‘믿음’이라는 질문을 조용히 던진다.

신은 인간이 견딜 수 있는 고난만 준다…그래서 믿는다

<계시록>을 통해 믿음과 선택의 복잡한 무게를 연기한 류준열은, 현실 속에서도 그 믿음을 자신의 방식으로 실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아까 말씀드렸던 것처럼 믿음이라고 하는 것은 지금 내 상태에 따라서 하는 선택들인데 그런 선택들과 믿음들은 좋은 쪽으로 생각하려고 하는 편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니까 어떤 사건이 있어도 좋은 쪽으로 믿으려고 한다. 안 좋은 쪽으로 가면 진짜 끝도 없고 스스로가 괴롭고 나를 좀 먹는 것 같더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힘든 순간에도 ‘좋은 방향’으로 이끄는 의미를 찾고자 한다. “그래서 아 그냥 어떤 억울하거나 힘든 순간이 와도 결국에 나한테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주는 무언가라고 생각을 하고 그렇게 믿고 선택하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그러다 보니 저도 인간인지라 어리석은 선택들을 하기 마련인데 두 개들을 나란히 놓고 봤을 때는 좋은 쪽으로 생각하고 이 시련을 신이 나에게 성장을 위해서 준 시련이라고 믿고, 그렇게 느끼고 한 선택들이 후회가 덜 한 것 같았다. 그래서 앞으로도 계속 좀 그런 식으로 바라보려고 애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배우 류준열. 사진제공 : 넷플릭스




10년의 시간, 과감함과 두려움 사이에서

데뷔 이후 올해로 10년을 맞은 류준열은, 지금의 자신을 ‘중간 기로’에 서 있다고 표현했다. 그는 “40을 바라보고 있는 입장에서 이제 10년이 되니까 그 사이에서 고민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어렸을 때 뭣도 모르고 했던 치기어린 행동들로 인해서 나오는 좋은 결과들이 분명히 있었다. 스스로는 아직 못 느끼지만 조금씩 철이 들어가고 있는 그 속에서의 어떤 오는 두려움이나 과감하지 못한 부분에서 걱정들도 있고 그런 중간 기로에 서 있는 것 같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배우로서, 인간 류준열로서 그가 선택하고자 하는 방향은 분명하다. 그는 “이제 데뷔 10년 차이자 인생의 중반부로 왔을 때 느낌이라든가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을 해서 결국에는 좋은 쪽으로 생각하고 남들한테 상처 안 주고 내가 견딜 수 있는, 내가 견딜 수 없으면 안 좋은 쪽으로 생각을 할 텐데 그런 부분에서 신은 인간이 견딜 수 있는 고난만 준다고 하니까 아 내가 견딜 수 있구나라는 믿음으로 좋게 좋게 생각하면서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고 전했다.

류준열은 그렇게, 여전히 질문하고 믿으며 앞으로의 시간을 준비하고 있다.

고집으로 여기까지 왔다…이제는 그 고집을 내려놓을지 고민 중

올해로 데뷔 10주년을 맞은 류준열은 자신이 걸어온 길을 돌아보며 복잡한 감정을 토로했다. 그는 “장단이 있긴 한데 고집이 좀 많이 있었던 것 같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맞는 표현일지 모르겠는데 고집으로 여기까지 왔고 제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성취했기 때문에 이 고집이 주는 힘이 있는데 다음 10년을 이 고집으로 가자니 생각만큼 속 시원하지 않고 또 이 고집을 버리자니 내가 그동안 해왔던 게 이 힘이 오는 건데 이걸 잃는 게 아닌가라는 딜레마 속에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현재 자신이 중요한 전환점에 서 있음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것들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인데 지금 너무 괴로운 게 어떤 가이드도 없고 롤모델을 따로 정하기가 어렵고 이제 본인이 느끼는 대로 선택을 해야 되는데 그래서 주변에 좋은 사람들 좀 많이 만나서 조언도 들으려고 하고 한다”고 말했다.

영화 <계시록> 역시 그러한 고민의 시기에 만난 작품이었다. 그는 “그래서 이 작품도 저에게 중요한 기점에 놓였던 작품이고 제가 늘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 중에 하나여서 좀 더 새로운 모습을 계속해서 찾아가야 되는 과정이라서 새로운 모습을 찾아가려고 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는 여전히 방향을 찾고 있는 중이라고 고백했다. “근데 어떤 방향을 이제 저는 이렇게 가겠습니다라고 정하면 너무 좋은데 지금 그걸 정하고 있는 과정 속에 있어서 지금 참 어렵고 그래서 지금 하루하루가 고민이 많다”고 덧붙였다.

믿음을 연기하고, 믿음으로 살아가며, 자신만의 방향을 탐색하는 배우 류준열. 그가 앞으로 만들어갈 다음 10년 역시, 묵직한 질문과 진심에서 비롯될 것이다.


김영식 within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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