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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영화

[인터뷰] 배우 김의성, 웃음 뒤에 남겨두고 싶은 것들. 영화 <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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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인뉴스 김영식]

배우 김의성은 카메라 앞에서는 강렬한 인상을 남기지만, 인터뷰 자리에서는 조용하고 또박또박한 목소리로 자신의 이야기를 꺼낸다.

오래된 악역 이미지, 날 선 대사들, 시대를 비틀던 풍자도 그의 얼굴 너머에는 온기를 머금은 사람이 있다. 배우로서 30년 가까운 시간을 지나며, 그는 현장을 떠난 시간도, 다시 돌아온 시간도 모두 소중히 여긴다. 긴 단절 뒤 돌아온 무대에서 그는 여전히 ‘함께 일하고 싶은 배우’로 존재하고 있다.

영화 <로비>에서 그는 찝찝한 웃음을 품은 공직자, 최 실장으로 분했다. 익숙하지만 새롭고, 미워할 수밖에 없지만 왠지 안쓰러운 얼굴을 만든다. 그리고 그가 인터뷰를 통해 건네는 말들은 배우로서의 태도이자, 한 인간으로서 삶을 대하는 방식이었다.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배우 김의성를 만났다.

"가뭄에 단비처럼 개봉…부디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시길"

영화 '로비'에서 최 실장 역을 맡은 배우 김의성이 개봉을 앞두고 영화에 대한 애정을 전했다. 김의성은 최근 진행된 인터뷰에서 "최근 만들어지는 영화가 적고 출연 기회도 줄어들고 있는 중이다. 모든 영화가 소중하지만 이 영화는 가뭄에 단비처럼 개봉하게 되어 기쁘고 부디 이 영화의 사랑스러운 부분을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밝혔다.

김의성은 '로비'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당시를 회상하며 "처음 받았을 때 시나리오, 이 캐릭터를 연기해주세요 라고 제안받았다. 그 이후 걱정되고 혼란된 점은 하정우 감독의 영화 스타일을 알고 있었고, 그런 스타일로 쓰여졌는데 다른 것보다 제가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제가 코미디 장르에 자신 없었다. 그래서 처음에 고사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끝내 출연을 결심하게 된 이유에 대해 그는 "저는 계속 고사했었고 하 감독이 계속 해주셨으면 좋겠다는 말을 해주어서 어떻게든 할 수 있는 이유를 찾기 위해 다시 대본을 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그렇다면 제가 하정우 식의 코미디를 의식하지 않고 전통적으로 인물에 접근하면서 이렇게 하면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그게 내 방법일 것 같고 하정우의 영화라는 부담을 떨치면 잘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이 들었고, 하 감독과는 좋은 인연으로 잘 지내오던 사이니까 힘들게 영화가 들어가게 됐는데 어떤 식으로든 돕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 참여 결심했다"고 덧붙였다.


▲배우 김의성, 사진제공 : 쇼박스




더 입체적이고 재미있었다

김의성은 영화 속 캐릭터 ‘최 실장’에 대해 “이 인물의 폭에 대해서 생각했다. 이 인물이 선한 면도 존재하고 그 반대편도 존재하는 인물이어서 재미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것을 드러내느냐 드러내지 않느냐의 차이이지 그런 면이 제 안에도 다 있으니까. 내 안에 있는 것을 어떻게 이용할까 라는 생각, 고민을 했다”고 전했다.

그는 최 실장을 단순한 비호감 인물로 보지 않았다. “인물 자체의 호감, 비호감을 떠나서 캐릭터가 가진 매력이 있고 인물이 가진 설정의 폭이 있었다”고 강조하며, “꽤 공정하게 공무원 경력을 쌓은 사람이고, 균형감각을 잃지 않는 사람인데 비극적인 결함이 있는 사람인 것이고, 그 부분이 누군가를 10TB 만큼 깊이 사랑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김의성은 그 사랑이 최 실장을 무너뜨리는 출발점이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혼자만 가지고 있었던 것, 사랑 혹은 애정하는 존재가 실제로 눈앞에 나타났을 때 이 사람이 빠지게 되는 혼란, 드러나는 인격적 결함들이 계속 보여지고 잘하려고 하려면 할수록 점점 최악이 드러나는 과정들이 너무 재미있어서 진지하게 최선을 다해서 표현했다”고 밝혔다.

이어 “멋있게 보이려고 할수록 더 사람은 쓰레기로 보이게 되니까 좋았고, 제가 예상한 것보다 그 결과물이 더 심각해서 또 놀라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김의성은 ‘최 실장’이라는 인물 안에 내재된 균형과 결함, 그리고 인간적인 비극을 섬세하게 풀어내며 극에 깊이를 더했다.

최악의 비겁함으로 연기했다

김의성은 영화 ‘로비’ 속 최 실장을 연기하며 인물의 욕망과 허점을 표현하는 데 집중했다. 그는 “저는 이 작품에서는 최선을 다해서 멋있고 귀여운 사람이 되려고 했다. 잘 보이려고 했고, 참지 못하는 욕망이 드러나지만 그게 드러날 때도 이렇게도 받아들일 수 있지만 이렇게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작전을 짜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이 역할에 대해 “최악의 비겁함으로 임했다”고 단호히 덧붙였다. 최 실장의 이중적인 면모, 즉 멋있게 보이려는 외양과 그 이면의 불안정한 내면을 의도적으로 강조했다는 설명이다.

영화를 먼저 본 관객들의 반응에 대해서도 그는 솔직한 소회를 밝혔다. “관객 반응까지 안 가더라도 시사회 모니터를 해도 너무 싫었다. 아 이게 정말... 스스로 경계하는 마음이 들었다”고 말하며, 연기한 자신조차 불편함을 느낄 정도로 캐릭터가 가진 결함이 강렬했음을 시사했다.

이어 “내가 일상에서 아무리 귀엽고 멋있게 보이려고 해도 이럴 수 있겠다. 그런 노력을 하면 안되겠다. 담백하게, 깨끗하게 살아야겠다 싶었다. 우리 친구들도 이 영화를 보고 반면교사로 삼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연기에 앞서 그는 수차례의 대본 리딩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리딩을 너무 많이 해서 왜 이러지 싶을 정도로 많이 했다. 그 과정에서 대본도 많이 수정하면서 이야기도 하고, 하 감독이 배우들의 의견도 많이 받아주었다”고 말했다.

김의성은 이번 영화를 통해 인간의 욕망과 자기기만, 그리고 도덕적 균열을 날카롭게 보여주며 또 하나의 강렬한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진실게임 그렇게 하는 거 아닙니다’…말도 안 되는 장면이 웃기더라

김의성은 영화 ‘로비’ 촬영 현장에서 하정우 감독 특유의 연출 스타일을 전했다. 그는 “덤덤하게 했다. 대범한 스타일이고 연기에 대한 연출 방식은 작은 것들보다 큰 흐름을 잡았다. 본인이 원하는 것이 있어서 그렇게 찍어 나갔고 배우들은 재미있고 열심히 작업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영화 속 양 진영의 분위기 차이도 언급했다. “저희 반대쪽에 있던 조 장관 팀은 하 감독의 전작 ‘롤러코스터’ 성격을 그대로 계승하는, 주고받는 말의 하정우 스타일이 정확하게 계승되었고, 저희 쪽은 더 리얼한 드라마로 양쪽이 다채로운 형태로 이야기가 벌어진 것도 재미있는 포인트였다”고 설명했다.

이번 영화는 최종 편집 과정에서 20분 분량이 삭제되었다. 이에 대해 김의성은 “저보다 아쉬운 배우들이 더 많았다. 흐름을 타이트하게 가져가기 위해서 살을 깎는 마음으로 했을 테니 제일 마음 아픈 사람이 감독이 아니었을까 싶다”고 말했다.

리딩 과정에서의 일화도 전했다. 하 감독은 김의성에게 특별한 디렉션보다는 “하던 대로 하시면 된다”고 했고, 이에 김의성은 “‘이게 맞나, 제가 잘하고 있나’ 하는 걱정을 했는데 리딩하는데도 사람들이 이상한 곳에서 웃었다. 이상하다 싶었다. 이 대사가 재미있는 대사인가 했는데 그런 곳에서 많이 웃더라”고 회상했다.

그가 언급한 대사는 바로 “진실게임 그렇게 하는 거 아닙니다”였다. 김의성은 “영화로 보니 그 대사가 웃기긴 웃기더라. 말도 안 되는 대사이고 장면이다. 그래서 저는 하던 대로 하라고 해서 하던 대로 했다”고 말했다.

코미디 본능은 타고나는 것…저는 그 감각이 좋은 편은 아니다

김의성은 영화 ‘로비’에서 보여준 코미디 연기에 대해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저는 배우로서 코미디에 자신이 없다. 너무 어렵고, 진짜 좋은 코미디 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 작품은 제가 코미디를 안 해도 동료들이 만들어준 것인데 코미디 타이밍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본능적인 부분이 있어서 송강호 배우처럼 코미디 타이밍이 기가 막힌 배우들이 있는데, 저는 그런 쪽으로는 재능 있는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의성은 ‘로비’ 속 연기를 “숟가락으로 떠서 먹여주는 것이라서 제가 살았다”고 표현하며, “잘했다면 오히려 타이밍이나 대사를 주고받는 것을 집중하지 않고 인물에 집중하는 것이 여기에서 맞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잘하면 좋은데 자신이 없다. 시키면 도전하겠지만 잘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코미디는 어려운 것 같다. 코미디 본능은 타고나는 것이 있는 것 같다. 배워서는 안 되는 것 같다. 저는 그 감각은 좋은 것은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

세상의 중심은 네가 아니다…그 생각만으로도 인생이 편해진다

김의성은 영화 속 '개저씨' 이미지의 최 실장 캐릭터와 관련해, 현실에 대한 단단한 통찰도 전했다. “조심스럽다. 세상의 중심이 네가 아니라는 말을 모든 사람에게 해주고 싶다. 본인이 너무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말아야 사는 게 편하다”고 말했다.

그는 “혹시 나를 남자로 보는 게 아니야 하는 착각도 나를 너무 중요하게 생각해서 그런 것이다. 대부분 젊은 분들 걱정하는 것도 자기가 너무 중요한 사람으로 생각해서 그런 것이다”고 진단했다.

김의성은 “그런 것을 벗어나고 나면 편하고 자신감 있게 살 수 있다. 남들이 나를 관심 갖지 않는다는 것을 알면 사는 데 편하다는 말씀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로비'를 통해 웃음을 넘어 사회적 메시지까지 함께 전하고 있는 김의성은, 역할과 인생에 대한 깊이 있는 성찰로 관객과의 또 다른 소통을 시도하고 있다.

골프, 돈 너무 들고 인구 밀도도 낮다…제 인생엔 안 맞는다

김의성은 ‘로비’에서 골프광 고위 공무원 최 실장 역을 연기했지만, 실제로는 골프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고 밝혔다. 그는 “저는 골프 안 친다. 십몇 년 전에 연습하다가 내 길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포기했는데 이번에 연습하고 레슨 받았다. 탱고 레슨도 받았다. 뒤에도 장면이 있었는데 편집됐다. 이상한 몸짓으로 채워지긴 했는데 레슨 많이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가 골프를 멀리하는 이유는 분명했다. “돈이 너무 많이 든다. 인생에서 골프가 지나치게 중요하다. 내 인생에서 저렇게 하면 재미없을 것 같았다. 옆에서 말을 많이 한다. 이래라 저래라 한다. 모두가 나를 가르친다”고 말했다.

이어 “그 넓은 곳에 가서 그 조그마한 곳에 공을 넣는 것도 이상하다. 인구밀도가 너무 낮은 것 같다. 땅의 낭비도 있고, 놀기 위해 연습을 많이 해야 하는 것이 힘들었다”고 덧붙였다.

하정우 감독, 몸이 안 좋아도 GV 나오고 싶어해…주변에서 말리고 있다

시사회 이후 하정우 감독과 나눈 대화에 대해서도 김의성은 전했다. “지금 인터뷰나 GV에 홍보 못하는 것에 안타까워하고 있다. 의사의 권유를 뿌리치고 나오려고 하는데 주변에서는 말리고 있다”고 말했다. 하정우 감독은 현재 건강상의 이유로 공식 홍보 활동에 참여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표 팀의 숨은 MVP는 이동휘 배우

대본 리딩 당시의 에피소드도 공개했다. 김의성은 “이동휘 배우가 아이디어를 내는 타입이다. 이동휘 배우가 재미있게 만든 것도 있고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많이 없어졌는데 이동휘 배우가 자기 골프채를 팔 체질에 맞춰서 만들었다는 이상한 이야기를 쓰기도 했다. 결국 빼긴 빼더라. 두 사람 아이디어가 많아서 정신이 하나도 없을 정도였다”고 전했다.

리딩 작업과 현장 분위기에 대해서는 배우 이동휘의 활약을 강조했다. 김의성은 “사실 현장에 나가면 또 다른 스테이지가 되는데, 저희 팀은 이동휘 배우가 큰 역할을 해주었다. 현장의 빈자리를 물처럼 채워주는 역할을 이동휘 배우가 해주었고, 정말 연기하는 아이큐가 높고 좋은 파트너가 되어주는 배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저희 윤 대표 팀의 숨은 MVP가 이동휘 배우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이며 고마움을 전했다.

캐릭터로 욕먹을수록 이름이 높아져…조연배우에겐 악역이 이상적

김의성은 악역에 대한 깊은 애정과 철학을 드러냈다. 그는 “배우, 작품을 대하는 배우 입장에서 저 같은 조연배우는 이상적인 역할은 악역이 아닐까 한다. 저의 악역관일 수 있는데 캐릭터를 준비하고 연기할 때 이 사람이 욕망이 없으면 무슨 재미가 있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물 흐르듯 연기하면 재미없을 것이고, 무엇인가 동기가 되고 행동이 있는 역할이 좋다. 그런 의미로 조연배우로는 악역이 제일 좋다. 주인공을 방해하고 괴롭히고 주인공에게 영향을 미치고 그런 것에 재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 드라마 ‘모범택시’에서 착한 캐릭터로 주목받은 경험도 떠올렸다. “한편으로는 드라마 ‘모범택시’를 해보면 지금 제가 열심히 악역을 해도 받지 못한 것을 받는다. 사람들이 응원을 한다. 그것이 얼마나 달콤한지”라며 웃었다.
그러면서도 “착한 역이라고 하기보다, 제가 가지고 있는 악역의 이미지, 고정관념을 뒤틀 수 있는 역이면 재미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의성은 자신만의 색깔을 가진 배우로, 악역을 통해 캐릭터의 입체성을 극대화하며 관객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겨왔다. 영화 ‘로비’에서 역시 그만의 방식으로 욕망과 결핍이 얽힌 인물을 입체적으로 그려내며, 다시 한번 깊은 인상을 남길 것으로 기대된다.

강말금, 평생 비호감 연기한 장인처럼…정말 배울 점 많은 배우

김의성은 영화 '로비'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강말금 배우에 대해 깊은 존경을 드러냈다. 그는 “연기하면서 배우로서 배울 점이 많은 배우였다고 생각한다. 어떤 목표를 정확하고 빠르게 도달하는 연기의 길을 아는 느낌이어서 어떻게 저렇게 잘하지, 부럽기도 하고 배워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강말금 배우는 이번에 소위 비호감 캐릭터는 처음 하는 것 같은데, 평생 비호감만 했던 장인처럼 해서 역시 잘하는 배우라고 생각했다. 인간적으로는 말할 나위 없이 좋은 사람이다. 같이 연기할 때 좋았고 배울 점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배우 김의성, 사진제공 : 쇼박스



저 아저씨 너무 싫다…그 말이면 충분하다

마지막으로 김의성은 관객들의 반응에 대해 “많이 반성했다는 말이나 저 아저씨 너무 싫다는 말이 괜찮은 것 같다”고 밝혔다. 캐릭터가 강한 인상을 남기는 만큼 부정적인 반응조차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는 설명이다.

직원 월급부터 배우 일자리까지…생존과 성장 사이에서 고민 중

배우 김의성은 현재 소속사 안컴퍼니의 대표로서도 활약하고 있다. 그는 “고민이 많다. 두 가지가 고민이다. 성장과 생존이 고민인데 일단 눈앞의 생존부터 이야기하면 직원들 월급, 배우들 일자리도 항상 걱정하는 부분이다”고 솔직히 밝혔다.

특히 “이 산업 자체가 어려운 시기이니 잘 넘겨야 한다”고 강조하며, 동시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생회사이고, 회사라는 것은 성장하지 않고 제자리이면 죽은 것이니 양적·질적으로 새로운 도전하는 회사로 자리매김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의성은 “어떻게 하면 매력적인 회사로 남고, 이 회사와 같이 일하고 싶은 조직이 늘어날까 하는 고민을 하고 있다”고 덧붙이며 회사의 미래에 대한 고민도 진지하게 전했다.

감독? 기획은 하고 싶지만, 수백 개의 질문에 답할 자신은 없다

감독 도전에 대한 질문에는 분명히 선을 그었다. 그는 “계획이 없다. 재능이 문제이다. 기획자나 디벨로퍼 역할은 하고 싶은데, 감독은 입체적으로 사고할 수 있어야 하고, 용감한 결정을 내릴 수 있어야 하며, 더 많은 사람을 통솔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하루는 감독이 어떤 일인가, 현장에서 감독을 유심히 지켜본 적이 있었다. 그랬더니 하루에 백 명 정도 와서 ‘이걸로 할까요? 저걸로 할까요?’ 묻더라. 저는 그것에 다 대답할 자신이 없다”고 웃으며 말했다.

배우로서, 대표로서, 그리고 동료로서 무게를 감당하고 있는 김의성은 영화 ‘로비’에서도 특유의 무게감과 유머로 극을 이끈다. 캐릭터를 넘어 현실과 맞닿은 진심을 전하며, 관객과 산업 안팎 모두에 깊은 울림을 남기고 있다.

상식이 흔들리는 시대…다시 울타리를 세워야 한다

김의성은 최근의 사회적 분위기에 대해 조심스럽지만 진중한 소회를 밝혔다. 그는 “조심스럽긴 하다. 누구에게도 책 안 잡힐 정도 수준으로 이야기한다면, 마음에 고통스러운 부분은 상식이라고 생각했던, 사회가 상식으로 공유하고 있던 것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 고통스럽고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부디 상식이 회복되어서 우리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이거는 여기에 대해서 이야기하지 않아도 돼’라고 말할 수 있는, 그 안에서 다름에 대해 다투거나 더 좋은 것을 만들어가는 상식의 울타리가 다시 올라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고 덧붙였다.

산불 등 자연재해로 고통받는 이들에 대해서도 깊은 공감을 전했다. “산불로 고통 받는 분들 생각하면 고통과 두려움에 뉴스도 무서워서 보기 힘들다”고 털어놓았다.

극장도 가고, 밥도 먹고, 술도 마시고…우리 모두가 일상을 회복해야 한다

이처럼 힘든 시기를 버티는 팁에 대해 그는 “이런 어려운 시기를 이겨내는 힘은 일상을 회복하려는 노력, ‘나는 꿋꿋하게 일상의 삶을 살겠어’라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서로가 그렇게 살아가야 하고 식당도 가고, 술도 마시고, 극장도 야구장도 가는 것이 소중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연스럽게 잘 안될 때는 노력을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이렇게 힘든데 극장에 가’ 하시는 것이 아니라, 극장에 오셔서 영화를 보시고 웃음도 찾고 교훈도 얻으셨으면 하는 생각이다”고 덧붙였다.

현재 김의성은 차기작 촬영과 함께 드라마 ‘모범택시’ 시즌 준비, 영화 ‘로비’ 홍보 등으로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렇지 않은 시기라면 가능하면 사람을 만나려고 한다. 친구들 만나고, 선후배들도 만나고, 밖에서 밥도 먹고 술도 한잔하고 이야기도 나누고, 가게 한두 군데 가서 소비도 하려고 한다. 우리 모두 너무 위로가 필요하더라”고 말했다.

배우이자 소속사 대표, 그리고 시민으로서 김의성은 복잡한 시대 속에서 ‘상식’과 ‘연대’라는 키워드를 조용히 꺼내 들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응원과 위로를 건넨다. 오는 4월 2일 개봉하는 영화 ‘로비’는 그가 말한 ‘웃음과 교훈’을 동시에 담아낼 또 하나의 무대가 될 예정이다.

불편한 대사가 캐릭터의 문이 될 수 있다

배우 김의성은 연기에 임할 때 대사에 접근하는 태도에 대해 “저는 대사가 써 있으면 이 대사를 어떻게 바꿀까를 생각하기보다, 어떻게 하면 잘 표현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는 편이다. 소극적으로 대본을 보는 편이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어려운 대사나 불편한 표현을 마주했을 때의 경험을 소개했다. “대사 하기 어려운 대사들, 불편한 대사를 만났을 때는 고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 예전에 유튜브에서 메릴 스트립이 강의하는 영상을 봤는데 ‘만약에 네가 이 대사가 어렵고 안 맞는 것 같고 불편한 대사가 있을 때, 어쩌면 그 대사가 그 캐릭터로 들어가는 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라’는 말이 있었는데 충격적으로 다가왔다”고 전했다.

이후 김의성은 “명백하게 잘못된 대사가 아니면, 내가 얻을 수 있는 것이 있을 수 있다고 받아들이고 있다”며 연기에 대한 태도의 전환점을 설명했다.

저에게는 “‘차라리 특혜를 바라세요’, 이 대사가 캐릭터로 들어가는 문이었다”

영화 ‘로비’ 속 최 실장이라는 인물에 대해, 그는 특정 대사를 통해 캐릭터와 연결됐다고 말했다. “저는 ‘차라리 특혜를 바라세요’라고 생각한다”고 밝히며, 이 대사가 최 실장이 가진 권력의 아이러니와 욕망을 대변한다고 덧붙였다.

김의성은 대사 한 줄, 시선 하나에도 치열하게 고민하는 배우이다. 그의 연기는 단순한 표현을 넘어, 인물 내면의 복잡한 구조와 질문을 드러낸다.

“넓은 사막 속 오아시스 같은 영화…행복한 촬영이었다”

배우 김의성은 영화 로비를 “정말 넓은 사막 속의 오아시스 같은 영화”로 표현했다. 그는 “오랜만에 했던 영화이고, 정말 행복한 촬영을 했던 영화로 기억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나이 먹으면서 점점 분량이 줄어드는 시기를 겪고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중에 인물을 빌드업할 수 있는 소중한 작업이었고, 캐릭터와 저 사이에 동조와 교감이 충분히 풀어갈 수 있었던 소중한 작품으로 기억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로비는 김의성에게 단순한 출연작이 아닌, 배우로서 존재감을 확인하고 인물의 내면을 탐구할 수 있었던 의미 있는 경험이었다.

“OTT의 확장은 반가운일…일할 기회가 더 많아졌으면”

OTT 플랫폼의 확산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김의성은 “저희 배우 일을 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으로서 플랫폼이 늘어나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문제점도 있지만 글로벌 OTT, 국내 OTT 플랫폼이 가지는 장점이 있어서 현재는 다른 생각보다는 일단 일들의 양이 늘어났으면 좋겠다는 것이 배우들 마음이다”고 말했다.

그는 “줄었던 지상파 드라마도 늘어나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며, 배우로서 다양한 무대에서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길 기대했다.


▲배우 김의성, 사진제공 : 쇼박스




“10년의 공백이 가르쳐준 소중함…팀에 해 끼치지 않는 배우이고 싶다”

배우 김의성은 지금까지 즐겁게, 꾸준히 일할 수 있었던 원동력에 대해 “이 일이 재미있고 저에게 소중하다는 생각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큰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과거 10년간 배우로서의 경력 단절을 겪은 경험이 현재의 태도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고 밝혔다. 그는 “중간에 10년 배우 경력 단절이 있었는데, 그 단절의 경력이 이 일의 소중함을 느끼게 하고 있어서 자만하거나 일을 쉽게, 가볍게 생각하지 않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일에 임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자신을 “연기를 잘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평범한 배우”라고 표현한 그는, 지금도 현장에 머무를 수 있는 이유로 “다른 세대 배우들, 스태프들과 좋은 팀으로 일하려고 하는 노력”을 꼽았다.

김의성은 “저 사람과 일하면 팀으로서 재미있어, 저 사람은 팀에 해를 끼치지 않아 하는 배우. 나이 먹으면서 그런 배우가 되는 것이 흔한 일이 아니어서 그런 면에서의 노력, 저의 태도가 꾸준히 쉬지 않고 일하게 해주는 원동력이 되지 않나 스스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우로서의 기량뿐 아니라 현장에서의 태도와 팀워크를 중시하는 김의성은, 지금도 ‘함께 일하고 싶은 배우’로 기억되고 있다. 영화 로비는 그런 그가 다시 한 번 스크린 위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무대가 될 것이다.

“실소, 폭소, 박장대소…그리고 마음에 하나 남는 영화였으면”

김의성은 영화 <로비>가 관객에게 어떤 작품으로 남기를 바라는지에 대해 이렇게 전했다.

“로비는 실소, 폭소, 박장대소를 하다 보면 뭔가 하나 남는 것이 있지 않을까 하는 영화로 소개하고 싶다.” 단순한 웃음을 넘어, 웃음 속에 묻어나는 현실과 통찰, 그리고 각자 마음에 오래 남는 무언가를 전하고 싶은 마음이다.

배우 김의성은 생존과 성장 사이에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그는 여전히 팀을 먼저 생각한다. 대사를 바꾸기보다 이해하려 하고, 중심에 서기보다 균형을 잡는다.

그는 ‘잘 보이려는 욕망이 사람을 망가뜨릴 수 있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배우다. 그래서일까. 현장에서 그는 늘 진지하지만, 그 진지함을 유머로 풀 줄 아는 사람이다.

영화 <로비>는 그런 김의성의 한 조각이다. 조금은 우스꽝스럽고, 꽤나 현실적이며, 끝내 마음에 무언가 남게 만드는 이야기. 오랜 시간 묵묵히 연기를 해온 그가 “사막 속 오아시스 같았다”고 말할 수 있었던 영화. 이제 그 이야기를, 관객이 마주할 차례다.

영화 <로비>는 4월 2일 개봉한다.


김영식 within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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