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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영화

[인터뷰] 배우 강말금, 배우로 살아가는 길 위에서. 영화 <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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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인뉴스 김영식]

강말금은 자신의 속도로 걷는 사람이다.

그는 연기를 ‘행동’이라기보다 ‘이해’로 접근한다. 설명하려 들지 않고, 다만 그 인물 안에서 숨 쉬려 한다. 작고 조용한 존재감으로 스크린에 스며들고, 어느새 관객의 마음 한구석을 적신다.

영화 <로비> 속 조 장관은 그런 강말금의 결이 묻어난 캐릭터다.

그의 연기는 화려한 변신보다 '그 사람이 왜 그렇게 말하고 행동하는가’에 귀 기울이는 태도에서 시작된다. 영화 <로비>에서 강말금은 권력의 중심에 선 인물 '조 장관’을 연기한다. 민감하고 계산적인 결을 지닌 인물이다. 강말금은 이 다면적인 캐릭터를 꾸미지 않고 천천히, 명확하게 채워나갔다.

그의 말대로 '밑바탕이 되는 연기’를 하는 사람의 얼굴에는 단단한 책임감과 소소한 유머, 그리고 따뜻한 평온이 함께 깃들어 있었다. 그렇게 배우 강말금은 자신만의 속도로, 지금 이 순간도 흔들림 없이 제 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로비> 인터뷰에서 강말금은 영화 <로비> 개봉 소감에 대해 "너무 재미있고 기분 좋았다. 시사회 전에는 좀 막연하기도 하고 불안하기도 했는데 영화 보고 나서는 약간의 자신감이 생겼다고 볼 수 있다. 저는 약간 저희 영화를 좋아한다. 자신감이 생겼다"고 밝혔다.


▲배우 강말금. 사진제공 : 쇼박스



자유롭게 변화하는 인물…조 장관의 독특함

조 장관 캐릭터는 기존의 인물 연기 방식과 달랐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가 작업하는 방식이 처음에는 약간 소설 속 인물처럼 상상하기도 하고 글로 써보기도 하고 그런 움직임을 할 만한 인물을 빚어서 푸는 것 같다. 그런데 이 사람은 그게 잘 안 되는 것 같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니까 그때그때 느끼는 대로 움직이는 사람 같고 여러 사람이 한 사람 안에 들어 있는 것 같기도 하고 해서 이 인물을 정해 놓으려다가 어느 순간 포기했다. 그러지 말고 그때그때 그 상황에 충실하게 하고 그 다양한 면이 이 영화를 다 본 관객들에게 '아 이런 사람이구나'라고 느끼게 할 수 있는 그런 작업도 있을 수 있겠다 그렇게 그렇게 만들어 간 것 같다"고 말했다.

악역이 주는 해방감…"권력의 맛인 것 같다"

악역 연기에 대한 소감도 털어놨다. 그는 "저는 악역 경험은 선역 경험보다 적지만 이제 착한 사람으로 산다는 건 이 입장 저 입장을 고려하거나 이 눈치 저 눈치 보게 되는데 그걸 안 해도 되더라"고 말했다.

또한 "악역을 맡으니까 '아 그거 안 해도 되네. 그냥 나 하고 싶은 거 밀고 나가면 되는 게 악역이구나'라는 그 정도 생각하고 있고 평소 살 때도 사람들이 눈치를 많이 보게 되지 않나. 그거 안 해도 돼서 권력의 맛! 이게 권력의 맛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조 장관, 잘 이해 못한 상태로 시작했다"

조 장관이라는 인물에 대해 완벽히 이해하지 못한 채 시작했다는 점도 솔직히 털어놨다. 그는 "저는 조 장관을 많이 이해를 못했다. 이 사람은 마태수에 대한 마음도 별로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니까 저는 조 장관이 잘 이해를 못한 상태에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이다라고 이렇게 정해놓고 흘러가는 작업을 보통 하는데 예를 들어서 마태수가 다미를 더 좋아하는 것 같으니까 섭섭하다라든지 이런 것도 없이 싹 돌아선다. 자기한테 불리한 선택을 안 하는 인물인 것이다. 그렇다면 내가 먼저 뭘 정해놓지 말자. 그때그때 하자 라는 생각으로 하다 보면 나중에는 하나로 모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결국 돈…그래서 결코 나쁜 사람이다"

강말금은 조 장관을 단순한 악역이 아닌, 권력과 이익에 민감한 입체적인 인물로 그렸다. 그는 "조 장관은 동물적인 감각으로 자기한테 유리한 걸 아는 사람 같다. 그러니까 이게 옳은지 아닌지 이 사람한테 기준이 되지 않고 이게 유리하냐 안 유리하냐. 근데 이 사람이 추구하는 게 좀 나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극 중에 이제 깔려 있는 서브 텍스트처럼 골프장 대표는 그린벨트를 풀고 싶어 하는데 그린벨트를 풀 수 없는 상황인데도 계속 풀 것 같다고 하면서 돈을 요구한다. 결국 돈인 것 같다. 이 사람은 그래서 결코 나쁜 사람이다"고 덧붙였다.

<로비>는 마치 연극처럼…하정우 감독과 10번의 리딩

배우 강말금이 영화 <로비>의 촬영 현장을 '연극 같은 팀워크’라고 표현하며, 하정우 감독과의 촘촘한 리딩 작업을 회상했다.

강말금은 "분위기는 아주 달랐다. 마치 연극처럼 팀워크를 이뤘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일단 캐스팅할 때 감독님하고 한 번 미팅하고, 그리고 전체 리딩 때 한 번 미팅하고, 그리고 부분 리딩을 하는 경우 한 세 번 정도 만나고 나서 현장에 가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로비>의 경우는 달랐다. 그는 "<로비>는 전체 리딩만 총 10번을 하고 부분 리딩도 따로 또 많이 했다. 그때마다 모여서 리딩하고, 다시 요즘 많이 보시는 코미디나 숏버스 등 리듬과 호흡 같은 걸 같이 공유한 다음에 리딩을 했다. 그런 식으로 쌓아가고 간단하게라도 술 한잔 하면서 얘기 나누니까 이미 촬영 전에 약간 그게 형성이 된 상태에서 진행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강말금은 또한 "저 같은 경우에는 골프 라운딩을 경험해 보지 않았는데, 대본의 주요 내용이 라운딩이 있어서 모의 라운딩을 하기도 했다"고 전하며 촬영을 위한 사전 준비 과정을 전했다.

하정우 감독의 사랑과 에너지, 뼈저리게 배웠다

강말금은 <로비>를 연출한 하정우 감독에 대해 "지치지 않는 체력과 에너지로 모든 것을 해냈다"며 감탄을 표했다.

그는 "일단은 감독님은 지치지 않는 체력으로 이걸 어떻게 한 사람이 다 할 수 있지 하는 에너지로 일을 하셨다. 너무 감탄스러웠던 것은 이렇게 아프시거나 다운된 모습을 본 적이 없다. 부정적인 모습도 별로 본 적이 없는 것 같고, 처음에는 저분은 체력이 타고나셨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홍보를 진행하고 지난 2년여의 과정을 봤을 때 그것이 열정인 것 같다. 그래서 제가 지금 하정우 감독님한테 배우는 게 있는데, 제가 앞으로 배우 생활을 하는 데 배우가 이걸 하면서 살아야 되는구나 하는 부분이 있다. 그게 사랑과 에너지라는 단어를 지금 계속 생각하고 있다. 그런 부분을 지금 홍보를 하면서도 하정우 감독님을 통해서 뼈저리게 배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현장에서의 따뜻한 지휘 방식도 인상 깊었다고 밝혔다. 그는 "일단은 촬영 모니터 앞에서 너무 따뜻하셨다. 본인이 워낙 연기를 성과를 내시는 분이시지 않나. 그런데 저는 모든 씬, 제가 찍은 모든 컷을 결코 잘하지 못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첫 촬영 들어갈 때 하정우 감독님 본인이 연기를 저렇게 잘하시는데 나를 어떻게 생각하실까. 그런데 한 번도 차갑게 평가한다는 느낌이 든 적이 없었고, 제가 좀 성공했다고 생각되는 순간에는 저보다 더 기뻐하셨고 감탄해주셨다. 그리고 제가 좀 미진하다고 생각되는 순간에는 '이렇게 한번 해볼까요? 저렇게 한번 해볼까요?’ 하셨다.

초반에 '아, 이분은 따뜻하게 모니터를 보고 계신다’는 걸 느꼈고, 그런 부분도 다 에너지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강말금은 마지막으로 "근데 그 에너지를 너무 다 쓰셔가지고 지금... 부디 제발 좀 다 회복하고 일어나시라라고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로비>는 제 몫이 분명했던 영화…밑바탕이 되겠단 각오

배우 강말금이 영화 <로비>에서 맡은 조 장관 역할에 대해 "자신의 몫이 분명히 있었다"며 책임감을 드러냈다. 동시에 대사 하나하나에 진심을 담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했다고 밝혔다.

<로비>는 하정우, 박병은, 김의성 등 대규모 캐스팅으로 구성된 작품이다. 강말금은 "제 몫은 또 명확했다. 포스터에도 저희 얼굴을 다 새겨주신 것 자체도 애정인 것 같다. 그동안 <찬실이는 복도 많지> 말고는 제 얼굴이 포스터에 새겨진 게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근데 이렇게 떡 하니 넣어주셔가지고 그 부분도 감사하게 생각한다. 저도 제 몫이 있었다라는 생각이 들고, 그걸 해야 된다라는 마음이 있었다. 제 할 몫은 이 영화의 밑바탕이다. 이 사람은 그 밑바탕을 해내야 된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섣불리 어떤 대사를 하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 저 자신한테 현실적으로 '다른 배우들을 위해 도움을 주는 역할이다’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모든 대사에 의미가…침대에서 뒤척이며 고민했다

강말금은 조 장관의 대사를 소화하는 데 있어 세심한 고민을 거듭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이 사회의 어떤 얼굴이기도 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제가 하면서는 사실 고민을 진짜 많이 했다"고 말한 그는 "촬영 전에 침대에서 이리 뒤척 저리 뒤척, 너무 웃긴 대사가 많은데 그 대사를 크게 할 것인가 작게 할 것인가, 어떻게 할 것인가. 그러니까 어떤 대사도 허투루 써져 있는 게 없었기 때문에 대체로 그런 고민들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대사의 뉘앙스라는 것은 사실은 이 사람의 태도이다. 이 사람이 사안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느냐도 나와 있고, 누구를 어떻게 대하느냐, 예를 들어 다미(배우 차주영)한테 그 말을 할 때 다미하고는 어떤 역사가 있는지 보면은 레이어를 짜야 캐릭터가 다 보여진다. 그렇게 하고 싶었고 그 안에서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김의성 선배를 제압하다니, 재미있었다"

김의성 배우와의 호흡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강말금은 "김의성 선배님하고는 첫 촬영이던 국무회의 씬에서 처음 만났다. 근데 제가 실장은 안중에 없기 때문에 무시하고, 국무회의가 끝나고 나면 둘이서 잠깐 싸우다가 또 말고 그런다"고 말했다.

이어 "조 장관이 최 실장을 무시하는 것이다. 그런 면을 김의성 선배님께서 기꺼이 져주셔서 아주 통쾌했다. 재미있었다. 첫 촬영에 김의성 배우를 제압하다니 너무 재미있었다"고 웃으며 회상했다.


▲배우 강말금. 사진제공 : 쇼박스




강말금 "캐스팅 제안 받을 때 제일 행복

배우 강말금이 영화 <로비>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캐릭터 해석에 중점을 두는 작품 선택 기준과 자신만의 연기 색깔에 대해 설명했다.

강말금은 최근 잇따른 작품 활동에 대해 "캐스팅 제안이 많아서 힘들 게 뭐가 있겠나? 무조건 좋다. 캐스팅 제안 받는 순간이 제일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그다음부터는 걱정이다. 이걸 잘할 수 있나"라며 부담도 함께 따른다고 덧붙였다.

작품 선택의 기준에 대해서는 "작품을 선정하는 기준은 글인 것 같다"고 단호히 밝혔다.

"창조적이지는 않지만 캐릭터 해석은 있다"

자신의 연기 스타일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말했다. 강말금은 "제가 생각했을 때 저는 창조적이고 애드리브 많고 순발력이 빠르고 코미디 호흡이 있고 하는 배우는 아니고, 그런 재능은 없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그는 "다만, 저는 캐릭터 해석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제가 해석해서 저한테 와닿는 그런 작품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로비>는 따뜻한 영화…연약한 사람들의 코미디

<로비>에 대해 강말금은 "저에게 <로비>는 따뜻한 영화 같다"고 표현했다.

이어 "<로비>를 다 보고 났을 때 따뜻한 코미디가 아닌가 생각을 하는 게, 그 인물들이 굉장히 코미디적인 인물들, 어딘가 모자란 인물들이 많이 나오고, 그 안에서 연약한 인물들, 우리 호식이라든지 진 프로, 창욱이는 말할 것도 없고, 그 사람들이 연약하지만 귀엽고 그리고 열심히 사는 인물들의 편을 들어주는 작품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그런 면에서 인물들이 귀엽고 사람 보는 눈도 귀엽고 그런 게 참 좋다. 다른 장점이야 말맛이라든지 하는 것은 기본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욕의 미학, 조 장관은 격 있게 말한다

강말금은 영화 속 대사에 대해 "사실 긴 토론을 하진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대사가 맛있어야 되니까 고민은 많이 했다"고 전했다.

그는 "근데 이 극 중에서 제가 하는 대사 중에 처음 들어보는 욕이 있었다. 근데 이 여자는 할 수 있을 것 같았고, 힘 안 들이고 해야 대사의 맛이 생길 것 같았다. 그게 좋았던 것 같다. 욕의 미학일 것이다. 조 장관은 격을 갖추고 말하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 부분들이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웃으며 "제가 이상하게 부산말로 욕하는 것은 그냥 잘한다"고 덧붙였다.

차주영, 따뜻하고 다정한 배우…<원경> 눈빛이 곧 그 사람

배우 강말금이 영화 <로비>에서 함께 호흡한 차주영 배우에 대해 "따뜻하고 다정한 사람"이라며 애정을 드러냈다.
강말금은 "차주영 배우는 성격이 너무 좋다. 정말 따뜻하고 다정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두 사람은 극 중 조 장관과 다미로 등장해 오랜 인연을 지닌 관계를 연기했다.

그는 "대본들이 많이 수정되는 과정에서 사실 이런 대사가 있었다. '나 향숙이 언니하고 사우나 갔다가 호텔에서 오이빙수 먹을 거야' 이렇게 남편한테 보고하는 장면이 있었다. 조 장관과 다미는 오랫동안 친했던 목욕탕 같이 다니는 언니인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 것들이 차주영 배우와 리딩하고 얘기 나누고, 다정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전제로 깔아두었다. 차주영 배우하고 뭘 많이 하지는 않았지만, 드라마 <원경>을 보면서 수많은 멋있는 장면들이 있지만 원경이 따뜻한 눈빛을 보낼 때 '아, 저게 차주영이지’ 그런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찬실이> 이후, 세상이 문을 확 열어줬다…고집 세던 내가 유들유들해졌다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 이후 달라진 삶에 대해 강말금은 "세상이 신비할 정도로 문을 열었다"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그는 "<찬실이> 개봉했을 때가 제가 40대가 시작되는 시점이었는데, 신비할 정도로 세상이 저한테 문을 확 연 것이다. 그런 순간이 제 인생에 올 거라고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생각을 전혀 하지 않으면서 일기장에 '난 망했어’ 이걸 참 많이 썼었다. 잘 살고 있었으면서도 툴툴거리는 것이었다. 그랬는데 그 말을 더 이상 일기장에조차 할 수 없게 된 것이다. 누군가를 탓하거나 원망할 수도 없고, 왜냐하면 세상이 나한테 문을 확 열었으니까. 더 이상 고집 부릴 수도 없고, 그렇게 세상이 초대해 주는 대로 살았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40대를 보내며 자신이 달라졌다고도 했다. 강말금은 "그때그때 열심히 살았던 것 같고, 40대 초반에 제가 생각했던 게 '네가 지금 그릇이 간장종지만 하다. 40대에서는 그릇이 커졌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했는데, 그때는 그냥 엄청나게 고집이 강한 사람이었다면 지금은 많이 유들유들해졌다라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또한 "좋은 분들을 많이 만났다. 이번에도 하정우 감독님을 만나서 이 일을 하는 사람이 무엇을 품고 살아야 되냐를 본 것 같다. 그게 또 다른 힘으로 새로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로비>, 유쾌하고 따뜻한 캐릭터 쇼…통쾌한 한방 기다린다"

배우 강말금이 영화 <로비>에 대해 "유쾌하고 따뜻한 영화"라며 작품의 메시지를 설명했다. 강말금은 "유쾌하고 따뜻하다. 유쾌하고 따뜻하고 특별한 캐릭터 쇼와 같은 영화이다. 그리고 통쾌한 한방이 기다린다"고 강조했다.

<로비>는 각기 다른 욕망을 지닌 인물들이 거대한 국책사업 수주를 위해 펼치는 좌충우돌 로비 작전을 그린 작품으로, 강말금은 극 중 조 장관 역을 맡아 활약했다.

▲배우 강말금. 사진제공 : 쇼박스




조용한 집중이 주는 평온

강말금은 배우로서 평온을 유지하는 비결에 대해 "사생활과 배우 생활의 분리"와 "조용한 집중의 순간"을 꼽았다.

그는 "노력은 늘 한다. 그 노력은 이렇게 사생활과 배우 생활을 분리하려는 노력에 균형이 잡아지는 것 같고, 그리고 요즘은 촬영할 때 너무 잘하려는 생각을 안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내 앞에 왔을 때 100점 맞아야지, 그 생각 잘 안 하는 것 같다. 어떤 때는 김초희 감독님이 하신 말씀인데 '슛 딱 들어갈 때 조용히 집중되는 그 고요가 너무 좋다’라고 하셨었는데, 제가 제 것만 신경 쓰면 그걸 느낄 수가 없는 것 같고 그게 저의 과거였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그게 무엇인지 느껴지기도 하고, 내가 잘한 걸 누구한테 얼마나 보여주려는 생각에서 조금 벗어났다고 할까? 그런 것들이 평온을 가져다주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제는 평온하게…배우로서 조화 이루고 싶다

배우 강말금이 과거 대중 앞에 서는 것을 부담스러워했던 자신의 모습에서 벗어나, 이제는 배우로서의 삶을 평온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고백했다.

강말금은 "그냥 예전에는 많이 부담스러웠다. 그리고 대중 앞에 서는 것이나 인터뷰 자리가 조심스럽고 부담스러웠고, 그래서 사실은 길에서 텃밭 가꾸시는 연세 있으신 이웃분들 보고 '나도 언젠가 저렇게 살 수 있겠지'라고 생각했다. 숨고 싶고, 쉬고 싶고. 그런데 지금은 그런 생각에서 구분들이 좀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사람이 배우를 하는가, 그리고 배우가 욕심은 내면서 피하고 싶어 하는 모순적인 태도보다 약간 평온한 태도가 된 느낌도 들기도 하다. 그러니까 강말금이라는 배우가 배우로서의 자신의 생각과 세상의 조화를 맞춰가는 느낌이 조금 든다. 이제는 조금은 정신적으로 평온하게 된 것 같다"고 덧붙였다.

100점보다 최선을…배우로서 살아가는 일상의 태도

강말금은 배우로서의 방향성과 생활의 리듬에 대해 "그냥 배우로 살자"는 마음을 굳혔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겨울에 감기가 두 달이 갔다. 촬영을 가는데 깨달음도 컸던 것이 '도대체 주연 배우들은 체력이 1번이겠구나! 나도 이렇게 힘든데’ 하면서 주변 배우들에 대한 존경심도 생겼고, 제일 큰 교훈은 체력이 제일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어차피 사람이 하는 일이라서 라는 말은 정말 관용어구이긴 하지만 최고보다 최선일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모든 일은 체력이 떨어지면 정신도 약해지는 것 같아서, 체력을 유지하면서 내가 할 만큼 한다라고 하는 게 제 목표인 것 같다"고 밝혔다.

연기 활동에 대한 자세도 변했다고 한다. 강말금은 "예전 같으면 촬영을 하고 나면 100점 받으려고 했다. 그런데 어디 100점 맞아지나? 그러면 집에 가서 괴로워하다가 다음 날 만회하려고 하고 그렇게 살았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근데 그게 아니라 배우, 그냥 배우로 살자. 그냥 배우로 직업인으로 살자. 그래서 아까 사랑과 에너지 얘기한 것도 배우가 이런 것을 품고 그냥 사는 거구나. 그냥 배우로 살자, 이런 생각이 많이 들었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체력을 지키면서 좋은 작품 만나서 꾸준히 하고 싶은 마음이 지금 제일 크다"고 덧붙였다.

강말금은 이제 배우로 사는 일이 곧 '삶을 다루는 일’이라는 것을 안다고 말한다. 100점을 받기보다, 촬영장의 고요 속에서 집중하고, 다정한 호흡을 나누는 순간들이 더 소중해졌다고 했다.

예전에는 길 위의 텃밭을 부러워하며 숨고 싶던 날들도 있었지만, 이제는 배우로서 세상과 어깨를 맞대고 선다. 그는 여전히 무언가를 갈망하지만, 이전처럼 조급하게 쥐려 들지는 않는다.

또한, 배우로 살겠다는 결심, 그 안에는 '사랑과 에너지’를 품겠다는 다짐이 있다. <로비>의 조 장관처럼 뚜렷한 얼굴은 아니더라도, 사람들의 곁에 스며드는 연기를 해내는 배우.

강말금은 오늘도 그 역할을 조용히, 그러나 분명히 해내고 있다.


김영식 within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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