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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영화

[인터뷰] 배우 신현빈, 믿음을 의심하고 성장하는 사람…이연희로 살았다. 영화 <계시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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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인뉴스 김영식]

어떤 얼굴은 시간을 지나며 더 깊어진다. 배우 신현빈의 얼굴도 그렇다.

익숙했던 온기 위에 새로운 결이 하나씩 얹히고, 그 결은 인물의 서사처럼 차곡차곡 쌓인다. 넷플릭스 영화 <계시록> 속 '이연희'는 그런 결의 총합 같은 인물이다.

어두운 트라우마를 안고도 흔들리며 앞으로 나아가는 사람. 신현빈은 이 캐릭터 안에 머물렀다. 형사라는 직업적 외피보다 중요한 건, 죄책감에 잠식된 한 사람의 내면이었다.

그는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연희의 떨림과 섬세함을 포착해 또 한 번, 자신의 얼굴에 한 겹의 진심을 새겼다.

26일 오후 서울 중구 모처에서 배우 신현빈과 넷플릭스 영화 <계시록> 인터뷰를 진행했다. 공개 직후 <계시록>이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영화(비영어) 부문 1위를 기록하며 화제를 모은 가운데, 배우 신현빈이 극 중 형사 '이연희'로서의 첫 도전과 작품에 담긴 깊은 감정선을 진솔하게 풀어놓았다.

전형적이지 않은 인물, 깊은 트라우마, 내면의 성장. 신현빈은 이를 정면으로 마주하며 "믿음을 의심할 줄 아는 사람의 이야기"를 완성해냈다.


▲배우 신현빈. 사진제공 : 넷플릭스




연상호 감독과의 재회…"왜 저를 택했는지 여쭤봐야 할 것 같다"

넷플릭스 영화 <계시록>에서 형사 '이연희' 역을 맡은 배우 신현빈이 작품 선택 배경과 캐릭터 해석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신현빈은 이번 작품이 연상호 감독과의 두 번째 협업이라는 점에 대해 "이유는 감독님에게 급하게 여쭤봐야 될 것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런데 처음에 작품을 제안을 받았을 때는 저도 보편적으로 생각해 볼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들을 했었고, 캐릭터도 전반에서 중반에 이를 때는 감정을 많이 표현하는 장면이 적다 보니 연기할 때 어렵겠다 내지는 새로울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런데 웹툰 원작을 보고 나니 새로운 느낌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고 저에게 이런 이미지를 주신 것도 어떻게 보면 재미있기도 했고 저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신현빈은 "그래서 작품을 같이 하게 된 정확한 이유는 제가 여쭤보지 않아서 모르겠지만 다른 작품들도 믿어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믿음에 보답할 수 있도록 어떻게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잘할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하고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감정 표현의 절제…"형사보다 죄책감에 억눌린 사람"

극 중 이연희 캐릭터에 대해 그는 "이연희는 직업적으로 형사라는 설정이 있지만 그것보다 이 사람이 가지고 있는 감정적인 부분들. 죄책감이 있고 그런 감정에 사로잡혀 있고 억눌려 있는 사람에 대한 것들이 더 표현이 됐으면 좋겠다는 얘기들을 하셔서 어떻게 하면 그런 것들을 잘 표현할 수 있을까 그런 거에 대해서 많이 생각을 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 면에서 어떻게 표현을 할 수 있을까 생각을 많이 했던 것 같다. 영화 중후반 중반이 넘어가서야 이연희는 좀 더 감정을 표현하는 장면들이 있고 그런 것들이 후반까지 이어지는데 그렇다면 초반에 이 사람의 감정들을 어떻게 표현해 낼 수 있을까 뭔가 표현을 많이 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어느 정도의 감정들을 느끼게 해야 되는 것들이 저한테도 어렵고 새로운 지점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감정의 강약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감독과의 소통도 중요했다고 전했다. 그는 "그래서 초반에는 여러 가지 시도를 했었는데 너무 뚜렷한 표현이라고 생각될 때는 감독님이 좀 더 무심한 방식으로 해줬으면 좋겠다 얘기를 해 주시기도 했었고 그런 밸런스를 감독님이 가져가려고 하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무래도 성민찬이 자기 흐름에 따라서 움직임이 있는 사람이다 보니까 그 안에서 이연희는 어떤 감정을 가지고 가야 될지 감독님이 많이 가져가 주신 것 같고 그 안에서 표현하는 걸 좀 많이 생각을 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피폐한 삶의 인물…숏컷과 분장으로 외형 변화 줬다"

넷플릭스 영화 <계시록>에서 신현빈은 형사 이연희 역할을 소화하며 외형적으로도 큰 변화를 꾀했다. 배우는 캐릭터의 내면을 설득력 있게 전달하기 위해 머리를 자르고 분장과 표정, 몸 상태까지 세심히 조율했다고 밝혔다.

신현빈은 "일단 뭐 연희라는 사람이 외적인 걸 신경 쓸 사람도 아니고 마지못해 사는 사람, 피폐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처럼 느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근데 그건 연기도 있겠지만 외적으로 보여지는 게 1차적으로 다가가는 것들이 있기 때문에 그러면 메이크업을 하지 않아 볼까 메이크업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주근깨나 이런 분장을 좀 더 해볼까 했다"고 설명했다.

영화 속 연희는 환영과 악몽에 시달리는 인물이다. 그는 "실제로 그 안에서 잠을 잘 자지도 못하고 계속 환영이나 악몽에 시달리는 설정들이 있다 보니까 다크 서클 분장 같은 것도 하고 이런 분장의 도움을 받아서 좀 푸석하고 거친 질감들을 표현을 한 것 같고 커트 같은 경우에도 깔끔하게 한 머리라기보다도 언제 잘랐는데 좀 잘한 것 같은 머리 같은 외형으로 만들어 가려고 분장팀과 같이 이야기해서 감독님이랑 만들어 갔다"고 밝혔다.

"사람이 자주 짓는 표정처럼 얼굴이 변한다"

외형적인 변화가 캐릭터 몰입에도 영향을 줬다고 신현빈은 밝혔다. "그래서 그런 것들이 저한테도 캐릭터에 집중하는 데 좋은 영향을 준 것 같고 보시는 분들한테도 조금은 새롭게 느껴지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촬영 전 테스트 촬영 때와 실제 촬영 때의 차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사람이 자주 짓는 표정처럼 얼굴이 변한다고 하는데 그러다 보니까 <계시록> 촬영 전에 테스트 촬영을 한 번 했는데 제가 느끼기에 사람이 건강해 보이더라"고 회상했다.

이어 "힘이 다 빠져 있었으면 좋겠는데 제가 보기에 건강한 생기가 있는 모습이었고, 오히려 주변에서는 잘 어울린다고 해주시는데 제가 이것은 좀 어떻게 해보겠습니다 이런 얘기를 했었다"고 말했다.

외형 조절을 위한 노력도 있었다. "그 이후에 표정도 신경 쓰고 먹는 것도 조절해서 첫 촬영을 했었는데 저희 PD님이 모니터를 보다가 그때랑 얼굴이 다르다는 얘기를 하시더라. 그래서 달라 보이나요? 제가 얘기를 했더니 이런 게 좀 다른데요. 해서 지금이 나은가요 했더니 지금이 좋은데요. 그럼 됐어요. 이러면서 했었던 기억이 난다. 저도 그런 경험은 또 처음이었다"고 전했다.

끝으로 그는 "그렇게 저 나름대로 준비를 했던 그런 기억이 난다"고 덧붙였다.

▲배우 신현빈. 사진제공 : 넷플릭스




신현빈, "내 연기엔 늘 아쉬움…그게 다음 작품으로 이어진다"

신현빈은 자신의 연기에 대해 솔직한 평가를 전했다. 그는 "항상 제 부분은 아쉬운 게 더 많고 좋다기보다 저기는 나쁘지 않다 이런 정도의 생각인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배우들이 많이들 그런 것 같고 항상 자기 것은 더 박하게 보게 되고 다른 배우들 건 그래도 더 좋게 내지는 오히려 더 명확하게 볼 수 있는 면들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동료 배우 류준열과의 시사회 에피소드도 전했다. "그래서 류준열 배우랑 저랑 시사회 때도 영화 보고 나서 서로 얘기해 주고 그랬었는데 제 꺼를 볼 때 저는 아쉬운 면들. 다른 사람들이 보는 아쉬움하고는 또 다른 지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신현빈은 "저만 아는 얼굴의 인상이 다르다 이런 것처럼 저만 아는 지점들이 있는 것 같고 또 그런 게 있어서 그다음 작품을 할 수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피부색 그대로…감정 씬에서 생얼 효과 컸다"

이번 작품에서는 외형적으로도 새로운 시도를 감행했다. 그는 "저도 그 베이스 메이크업을 전혀 하지 않은 것은 처음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시도가 감정 장면에서 효과적으로 작용했다고 느꼈다. "그러다 보니까 장점이 있다는 생각을 했던 게 감정적인 씬들을 할 때 피부색이 그대로 나오니까 울거나 화를 낼 때 붉은 기가 올라오는 그런 것들이 눈에 보이는 게 있더라. 그래서 효과가 분명히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신현빈은 이처럼 자신만의 섬세한 감각으로 캐릭터의 외면과 내면을 모두 설계하며 계시록 속 이연희를 완성해냈다.

"성민찬과는 다른 선택…의심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

신현빈은 극 중 인물이 겪는 심리적 변화에 대해 깊은 해석을 내놨다. 그는 "제가 생각하는 성민찬과 이연희가 가장 다른 부분은 둘 다 각자 믿음에 사로잡혀 있는 것은 비슷할 수 있는데 그 믿음이 옳은 부분도 있고 잘못된 부분도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그 사람들이 믿음이 흔들리는 순간들이 오고 거기서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 됐을 때 성민찬은 자기가 믿고 싶은 것, 자기가 믿고자 하는 것으로 계속 자기의 믿음을 강화해 나가는 사람이라고 생각을 했고, 이연희는 그 흔들림이 왔을 때 자기의 믿음을 의심하고 다른 선택을 하는 사람이라고 저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게 서로에게 다른 결과를 만들어주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을 했고, 그게 연희가 지금까지 5년을 겪어왔던 것보다는 조금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갈 수 있고 그 트라우마를 어느 정도 이겨내고 나아갈 수 있는 힘이 돼준 게 아닐까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기존 믿음을 의심하고 받아들이는 선택…연희의 성장"

신현빈은 계시록에서 중심이 되는 갈등과 감정의 축이 이연희의 심리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계시록>이 이연희의 심리에 따라서 좌지우지되는 것 같았고 영화의 드라마도 거기에 달려 있는 것 같더라"고 말했다.

특히 이낙성과의 관계를 언급하며 "초반에 법원에서 이낙성의 말을 이해할 수 없어서 분노했는데 후반에서야 그의 의견을 받아들여서 이 사건이 해결된다"고 짚었다.

신현빈은 이연희의 변화가 '성장'의 지점이라고 분석했다. "이연희도 확고한 자기의 믿음, 저 사람은 무조건 잘못된 사람이고 저 사람에게는 어떤 것도 필요 없고 무조건 저 사람은 죄를 받아야만 하고에 명확한 생각이 있었다면, 그것을 용서하게 된 것은 아니지만 이 사람이 아이에 대한 정보 값을 주고 갔을 때 이 사람을 알아야 아이를 찾을 수 있다.그렇다면 이 사람을 몰라도 된다는 내 생각이 틀린 걸 수도 있구나라는 것을 받아들였다고 저는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래서 자기가 기존에 했던 생각이 부족했거나 틀렸을 수 있다는 걸 인정하고 나아간다는 게 쉽지 않다고 생각을 하는데, 그걸 해낼 때 사람이 많이 성장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연희가 그런 선택을 할 수 있었던 장면이라고 생각을 했고, 오히려 과거 장면은 어떻게 보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장면일 거라고 생각을 했고, 교수실에서의 장면은 연희가 지금까지 왜 이렇게까지 이 사건을 위해 달려오는지, 집착하는지에 대해 덜 공감하셨던 분들도 공감할 수 있게끔 해야 된다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저에게도 그 장면이 중요했다"고 신현빈은 강조했다.



신현빈, "성민찬과의 대비 위해 '무심한 연기' 주문받기도"

신현빈은 연상호 감독과의 촘촘한 소통이 작품의 감정 결을 정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특히 극의 흐름을 결정짓는 후반부 장면에 대해 그는 "몇 군데 있었던 것 같다. 초반에 악몽 꾸는 장면이 초반이다 보니까 그때도 얘기를 많이 했었고, 그 이후에 제일 많이 얘기했던 대화가 마지막 이낙성 교수실 찾아가는 장면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오히려 매번 긴 얘기는 아니어도 미묘한 차이에 대해서 이야기를 많이 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감독과의 소통은 장면의 세부적인 감정 톤에도 영향을 미쳤다. 그는 "예를 들어 성민찬이 계시라고 생각하고 바라봤던 부분들을 연희가 봤을 때는 아무렇지도 않은 장면들이 몇 번 나오는데 그런 장면에서 너무 또렷한 느낌이 아니었으면 좋겠다는 얘기를 해 주셔서 무심히 지나치고 그게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비춰지는데 성민찬만 그런 믿음에 사로잡혀 있다는 대비를 주시려고 그런 것 같았다"고 전했다.

또한 "그런 부분들에 짧게 짧게 얘기들을 많이 나눴던 것 같다. 그리고 제일 긴 얘기가 있었던 것은 후반에 3명이 같이 만나는 장면인데 그 장면 경우에는 기술적으로도 합이 잘 이루어져야 되는 장면이다 보니까 제일 얘기도 많이 있었고 사전에 다른 날 리허설도 하면서 작업이 있었다"고 밝혔다.

"액션은 새롭고 뿌듯…골목길 운전, 정말 신선했다"

신현빈은 이번 작품을 통해 액션 연기에도 도전했다. 그는 "액션 장면이 힘들다면 힘든데 그전에 충분히 준비할 수 있는 시간도 있었고 연습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또 많이들 도와주시고 편하게 할 수 있는 상황들이 있어서 어떻게 하면 좀 더 효과적으로 보일 수 있는지 그런 거에 대해서도 카메라, 액션 팀에서도 많이들 도와주셔서 오히려 너무 힘들지는 않았던 것 같다"고 전했다.

액션 연기 자체는 배우에게도 신선한 경험이었다. "저한테도 새롭고 힘들기는 한데 하고 나면 나름의 뿌듯함 같은 것도 있고 많이 새로운 게 있었던 것 같다. 사실 골목길을 그렇게 가속해서 운전하지는 않으니까 그런 것들이 새롭고 재밌었다"고 말했다.


▲배우 신현빈. 사진제공 : 넷플릭스



셋이 함께한 장면 적어 더 반갑고 재미있었다

넷플릭스 영화 <계시록>에서 배우 류준열, 신민재와 호흡을 맞춘 신현빈은 현장 분위기와 동료 배우들에 대한 인상을 전했다. 그는 "저희 현장은 밝고 즐거웠던 것 같고 또 류준열 배우랑 저랑은 동갑이고 신민재 배우랑도 나이 차이가 많지는 않아서 거기에서 오는 편안함도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 것 때문에 더 쉽게 서로 의지할 수 있는 부분들도 있었고 각자가 다 자기 것을 잘 해주고 있으니까 나와 함께하는 장면에서도 제가 힘을 받지만 제가 없는 장면에서도 잘 채워주고 있을 것이라는 믿음, 안심 그런 것들이 되는 지점들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세 인물이 모두 함께 등장하는 장면은 드물었지만, 그만큼 더욱 소중한 기억으로 남았다고 전했다. "셋 다 떨어져 있을 때도 있고 둘만 있을 때도 있고 셋이 있는 장면이 가장 적기 때문에 그래서 오히려 셋이 찍는 장면 찍을 때는 반갑고 재미있었던 것 같다. 그런 좋은 시너지를 준 것 같다"고 밝혔다.

"감정적인 무게 덜어준 동료들…그래서 즐겁게 찍으려 했다"

이번 작품을 '재미있게 찍은 작품'으로 기억하고 있는 신현빈은 촬영 중 겪은 감정의 흐름과 동료들의 존재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여러 가지 있는 것 같다. 사실 현장에서의 재미는 제가 하는 부분이든 아니면 다른 배우랑 교감하는 부분이든 사실 촬영과 크게 상관없는 것에서 오는 재미들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작품을 하다 보면 매 순간 어렵고 막막하고 이런 순간들이 굉장히 많이 찾아온다."

그는 "그런 순간, 그런 부담감을 함께 덜어낼 수 있는 동료들이나 스태프들, 배우들과 다 함께 있다는 힘 같은 게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내가 좀 부족하더라도 같이 해서 좀 더 나은 걸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고 그런 생각들을 하면서 즐겁게 하려고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사실 즐겁게 하려고 하고 재미있게 하는데도 막상 하고 있는 작품 영향이라는 게 사람한테는 없지 않아서 어느 정도 묘하게 가라앉게 된다"고 털어놨다.

그는 "감정적인 장면들을 찍을 때도 한 번 감정이 터지고 나니 그다음에 너무 감정이 계속 올라오는 것도 있는데 그런 것들을 다 저는 좋게 생각하려고 하는 편이다. 안 그러면 너무 힘들어지니까"라며 감정의 여운을 건강하게 받아들이려는 태도를 전했다.

매번 새로운 모습…그래서 힘들지만 재미있다

넷플릭스 영화 <계시록>에서 새로운 외형과 내면을 시도한 배우 신현빈은 매 작품마다 변화하는 자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저 자체로는 이전 작품과는 다른 걸 하고 싶고 그게 더 저에게 흥미롭게 느껴지고 그런 면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제 작품을 모든 분들이 순서대로 다 보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좀 더 새로운 모습이나 그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비춰지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그렇게 해왔던 것 같다"고 전했다.

신현빈은 외적인 시도뿐 아니라 연기적으로도 다양한 실험을 이어오고 있다. "그래서 여러 가지 외적으로도 여러 가지 시도를 하고 연기적으로도 조금은 다른 표현을 해보려고 하고 그렇게 시도를 많이 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번 작품에서도 새로운 도전이 있었다. "그래서 액션을 이 정도 한 작품도 없었고 운전을 이렇게 하는 작품도 없었고 외적으로 이런 모습을 보여드린 적도 없었고 이렇게까지 억눌린 사람을 한 적은 또 없었던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한 선배의 조언을 인용하며 "어떤 선배님이 매번 새로운 면 때문에 힘들지? 이렇게 얘기를 하신 적 있다. 근데 그래서 새롭게 재밌지 않니 이런 얘기를 하신 적이 있었는데 진짜 매번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감독이라도 전혀 다른 결

신현빈은 초기에 저예산 상업영화로 시작해, 독립영화 얼굴 등 다양한 작품을 거쳤다. 그는 "저예산 상업으로 시작을 해서 왔는데 <얼굴> 같은 경우에는 제가 감독님한테 얘기를 들었을 때 특이하다. 새로운 경험일 수 있겠다. 새로운 도전일 수 있겠다는 생각 때문에 하게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연상호 감독과의 협업에 대해서도 "사실 같은 감독님의 영화들이지만 또 막상 결들이 다르다고 생각한다. 연상호 감독님 영화 중에 <계시록>이 공개됐지만 이렇게 크리처가 나오는 작품이 꽤 있는데 그런 작품을 저는 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또한 "<얼굴> 같은 경우에는 또 전혀 다르게 사이즈도 작은 작품이고 기존 감독님 영화랑 결도 다른 영화일 것 같다. 그래서 저한테는 같은 감독님의 영화들이지만 또 굉장히 다른 작품이라고 느껴지는 면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래서 그 안에서 어떻게 다르게 표현해야 될까 이런 것들을 생각하게 된다. 저도 기존에 있었던 것 중에 좋은 걸 또 쓸 수는 있겠지만 그래도 뭔가 이 캐릭터에 더 맞는 방식을 찾아나가려고 계속 하는 것 같고 정말 그런 것을 계속 생각을 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형사 역할도 처음…안 해본 것에 대한 호기심이 있다"

영화 <계시록>에서 형사 이연희로 새로운 연기에 도전한 배우 신현빈은 캐릭터 선정 기준에 대해 "저는 일단 다 열려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관객이나 시청자로 작품을 볼 때 저는 장르를 그렇게 타는 스타일은 아니어서 그 시기에 저에게 오는 작품들 중에 제가 가장 이끌리는 작품을 하게 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그 안에서 뭔가 기존에 제가 직전에 연기했던 작품과는 조금 다른 캐릭터를 선택하게 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그게 제가 의도하는 건 아닌데 보면은 약간 그런 성향이 있더라"고 설명했다.

신현빈은 "제가 비슷한 역할을 계속 하는 것이 재미가 없다고 느끼는지, 아니면 저를 괴롭히고 싶은지, 작품이 그렇게 오는지 모르겠는데 뭔가 그런 선택을 하게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번 계시록에서 맡은 형사 이연희 역할도 처음 도전한 유형이다. 그는 "그래서 안 해본 것들에 대한 어떤 호기심 내지는 궁금증은 항상 있는 것 같고 저도 이번에 형사는 처음이었고 그래서 그런 직업이든 아니면 이 캐릭터가 겪은 어떤 일들이든 사건이든 여러 가지가 새롭게 느껴질 때 좀 더 끌리는 면들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역할을 고르는 데 있어 명확한 계획을 세우기보다는, 순간의 인연과 감정에 따라 선택한다고 설명했다. "또 어떻게 묶어보면 다른 것 같지만 저도 어느 범주에 있는 역할을 더 많이 하기도 했었고, 그런 것들이 다음 작품은 꼭 이런 걸 선택해야지 이런 생각을 하지는 않는 것 같다. 그때그때 주어지는 작품 안에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이유들을 찾아가고 선택을 하게 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수사보다 내면의 트라우마…표현 고민 많이 했다

영화 <계시록>을 통해 첫 형사 역할에 도전한 배우 신현빈은 전형적인 형사와는 다른 결의 인물을 연기하며 느낀 고민과 과정에 대해 밝혔다.

그는 "오히려 전형적인 느낌의 형사와는 다를 수도 있고 뭔가를 에너제틱하게 끌고 가는 사람은 아니다 보니 어떻게 표현해야 되지 생각도 하고 실제로 형사분들도 많이 찾아도 보고 얘기도 들어보고 만나도 보고 했는데 오히려 그럴수록 정답이 없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다면 뭐가 제일 중요할까라고 했을 때 형사로서의 모습들. 그런데 그게 다른 것보다도 저는 잠깐이지만 명확하게 기억했다는 부분들은 성민찬의 흙 묻은 신발이라든가 교회 앞에서 봤던 사모의 장면에 있어서 잠깐의 표현인데 그게 꼭 직업적인 것도 있겠지만 이 사람의 모습일 수도 있다고 생각을 했었고 감독님도 직업적으로 형사라는 것 자체보다는 어떤 죄의식에 갇혀 있는 사람에 대한 표현을 중요하다고 생각을 하셔서 그런 부분들을 오히려 더 많이 고민을 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신현빈은 "그래서 이 사람이 수사해 나간다라는 것도 있을 수 있지만 이 사람이 자기의 트라우마를 해결해 나가는 과정이기도 한 것 같아서 그런 것들을 생각하면서 표현을 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과거를 인정하고 바꾸려는 용기…이연희는 성숙한 인물"

이연희 캐릭터에 대해 신현빈은 "저는 이 사람 성숙한 사람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물론 과거에 사로잡혀서 힘든 시간을 보냈지만 자기가 부족했던 부분을 인정하고 그걸 얘기하고 다시 듣고 자기를 바꿔보겠다는 생각을 했다는 게 쉬운 선택은 아니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런 면이 사람에게 큰 성장을 주는 것도 사실인 것 같다. 이연희가 그전까지의 삶은 아마 무탈하고 잘 커온 사람인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신현빈은 캐릭터의 내면적 변화에 집중하며 설명을 이어갔다. "초반부에 아빠랑 밥 먹는 장면에서 누가 그 얘기하더라. 그래도 착한 딸이더라, 아빠한테 대들지 않더라 이러면서 좋은 의미로 평탄하게 살아왔던 사람이 겪지 않았어야 하는 사건들을 겪었고, 그로 인해 동생을 잃었고, 그 이후에 이 사람이 얼마나 달라졌을까. 그럼에도 변하지 않는 이 사람에게 있는 건 무엇이었을까 그런 생각을 많이 했었다"고 말했다.

또한 "그리고 권양래랑 부딪혔을 때 한번 이연희가 큰 흔들림이 있고 거기에서 이제 다른 선택을 하게 되는데 그런 것들이 연희를 보여주는 게 아닐까 싶다"고 덧붙였다.

이연희의 도덕적 기준에 대해 그는 "이연희라는 사람이 생각하는 옳은 것, 정의로운 것, 선한 것, 도덕적인 것이라는 믿음이 분명히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 순간에 그런 선택을 할 수 있었던 것 같고, 그렇기 때문에 이후에 교수실을 찾아가서도 그런 얘기를 하고 또 들을 수 있는 것 같아서 그 부분을 많이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신현빈, "'계시록' 글로벌 1위 신기해…보편 감성 느꼈다"

영화 <계시록>이 넷플릭스 공개 직후 글로벌 1위에 오르며 화제를 모은 가운데, 주연 배우 신현빈은 이 같은 반응에 대해 "신기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OTT 플랫폼들이 많아지면서 해외에서도 소비해 주시는 기간이 굉장히 짧아지는 것 같다. 거의 같은 날 내지는 거의 비슷한 시기의 작품들이 공개가 되다 보니까 이런 반응들이 신기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어떻게 이렇게 되지 약간 그런 생각도 들고 또 보는 분들이 외국분들인데도 비슷한 반응을 해 주실 때도 있고 그러니까 이게 반응은 다양하게 있을 수 있고 갈리기도 하지만 비슷한 감정이구나 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고 전했다.
신현빈은 "그래서 어떤 보편의 감성 같은 건 확실히 있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하는 것 같고, 특히 이번 영화 같은 경우에는 넷플릭스다 보니 보시는 분들도 많은 플랫폼이고 그러다 보니까 더 빨리 그런 것들이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런 경험을 하면서도 매번 신기하고 놀랍고 그랬던 것 같다. 그러면서 또 감사하고 이렇게 많이들 봐주시는구나 그런 생각도 들고, 해외에 있는 친구들도 이번에는 작품들을 빨리 볼 수 있는 상황들이니까 보고 얘기들을 주고 신기했다"고 말했다.


▲배우 신현빈. 사진제공 : 넷플릭스




"오래된 작품에도 반응…플랫폼 시대의 생명력 체감"

오는 4월 공개 예정인 드라마 슬기로운 전공의 생활에 대해 신현빈은 "지금도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떠올리는 분들이 있다"고 전하며, 꾸준한 관심에 감사를 표했다.

그는 "감사하다. 감사하고 다른 작품들도 그런 게 있는 것 같다. 요새는 정말 플랫폼이 다양해지면서 생긴 재미있는 점이 예전 작품인데 어떻게 또 보시고 얘기를 해 주시고 이런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몇 년이 지난 작품인데 최근에 보고 있다면서 지나가다가 피드백을 듣기도 한다. 그런 것들이 참 감사하고, 진짜 그냥 감사하다 이러고 마는 게 아니라 더 깊게 오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신현빈은 "그래서 어떤 작품은 수치적으로 좀 더 좋은 결과를 얻기도 하고 그렇지 못하기도 하고, 아니면 작품에 대한 저의 마음이 또 어떤 작품은 아쉽기도 하고 좀 더 만족스럽기도 하고 다양한데, 결국에는 그 모든 작품에서 저도 굉장히 얻어가는 것들이 있고 그 모든 작품들이 이후에도 생명력을 가지는 것 같더라. 그런 모든 것이 너무나도 신기한 것 같다"고 밝혔다.

한지연 배우, 현장 밝게 만들어준 배우…감정신에도 큰 도움 받아

넷플릭스 영화 <계시록>에서 이연희(신현빈)의 동생 역으로 출연한 배우 한지연에 대해 신현빈은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닮았네보다도 한지연 배우가 워낙에 밝고 씩씩하다. 그래서 저희 촬영하면서 감정도 감정이고 분장 같은 것도 사실은 어려운 게 많아서 준비 시간도 길고 고생을 좀 했는데, 그런데도 현장에 오면 방실방실 웃으면서 정말 기분 좋게 해주고 또 저희 과거 씬 찍을 때도 지연 배우가 계속 옆에서 울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래서 제가 '지금부터 울면 너무 힘들 것 같은데' 하니 '아니에요' 이러면서 막 이렇게 계속 하는데 그런 것들이 사실 저도 도움이 많이 되고 초반에 악몽 꾸고 이런 장면을 처음 찍었다 보니까 그런 데서 오는 어떤 감정도 있고 그랬다"고 전했다.

신현빈은 한지연 배우가 맡은 역할이 영화 속 비중보다 훨씬 더 중요한 감정의 축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영화에서 분량적으로 많은 역할은 아니지만 굉장히 중요한 역할이어서 지연 씨가 너무 잘 해준 것 같고, 또 과거에 잠깐 둘의 좋았던 시절도 잘 표현이 된 것 같아서 한지연 배우가 전체적인 영화에 좋은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작은 순간에서 행복 느껴…루하루도 소중하다"

배우 신현빈은 연기 외적인 일상에서도 사소한 행복을 자주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친구들이랑 잘 하는 얘기인데 사소한 것에서 행복하다는 생각을 많이 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친구들끼리 맛있는 거 먹다가 '행복이 별거야?' 이러면서 그런 얘기를 하는데 그런 것도 좋은 것 같고, 날씨 좋은 날 걸어 다니면서 그럴 때도 있고, 그러니까 사소한 것들이 행복이라고 느끼게 되는 순간들이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연기자로서의 행복 역시 결과가 아닌 과정에 있다고 강조했다. "촬영을 할 때도 작품이 나와서 행복한 것도 물론 있겠지만 촬영을 하는 그 하루하루 순간들, 오히려 그런 순간들에 대해서 행복하다고 많이 느끼기도 하고 느끼려고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영식 within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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