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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뮤지컬

[리뷰] 굿바이 뮤지컬 <아이다>, 오리지널 아이다는 이제 추억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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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인뉴스 김예림]

전 세계 유일무이 오리지널 아이다를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다시 돌아왔다.​

공연장은 1층부터 3층 까지 마지막 아이다를 놓치지 않으려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어 그 열기를 실감케 했다.

2019년 당시 디즈니측은 기존 오리지널 버전 아이다를 중단하고 새로운 버전 제작에 나선다고 밝혔다. 결국 2019년 공연을 끝으로 작별을 고했던 아이다는 갑작스러운 코로나사태로 인해 끝까지 무대를 잇지 못했다.

그리고 2022년, 그렇게 재정비를 위해 떠났던 아이다가 다시 돌아왔다. 이전 시즌 아쉽게 막을 내렸던 만큼 앙상블을 비롯 지난 시즌 캐스트 그대로 마지막 감동을 이어간다. 여기에 민경아와 김수하가 새롭게 합류 마지막을 장식한다.

뮤지컬 아이다는 오페라 아이다를 원작으로 탄생한 어른을 위한 디즈니 뮤지컬이다. 전쟁 속 사랑이야기를 소재로, 이집트 사령관 라다메스와 포로로 잡혀온 누비아 공주 아이다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전쟁 속 피어난 사랑.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함께 할 수 없는 두 사람 앞에 어떤 미래가 펼쳐질까. 


막이 오르면 아프리카풍 음악 레게풍에 일렉 팝스타일까지 각 씬 마다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귀를 사로잡는다.​

암네리스가 패션쇼를 선보이는 장면에서는 일렉 소리가, 수용소의 누비아인들이 등장할 땐 아프리카 풍 음악이 그리고 삼각관계를 노래할 땐 팝스타일 등 다양한 멜로디는 극의 분위기를 한층 살린다.

재정비가 어떻게 이뤄질지 모르겠지만 넘버만큼은 꽉 붙잡아 두고 싶은 마음이다. 여기에 무술과 민속춤 느낌의 무용까지 소화하는 앙상블들의 절도있는 칼 군무는 초연과 2020년 앙상블상을 수상한 만큼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이렇듯 탄탄한 앙상블들의 연기, 안무와 세련된 엘튼존 멜로디의 아이다는 뮤지컬의 정석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그중에서도 관객들의 박수갈채를 가장 많이 받았던 장면들을 하나씩 살펴보자.​​

뮤지컬 <아이다> 그리고 암네리스와 아이다

​우선 ‘자 얘들아~이 보석 광좀 내볼까~’ 라는 대사로 등장하는 이집트 공주 암네리스의 넘버 'my strongest suit'다.​

수영장에서 등장 후 스파 패션쇼까지 선보이는 씬으로, 때로는 푼수끼 넘치지만 화려하고 사랑스러운 분위기의 그녀를 가장 잘 설명하는 곡이다. 이 장면에는 타월부터 패션쇼 의상까지 3벌의 퀵체인지를 보는 묘미가 담겨있다.​

특히 암네리스는 공연 내내 메이크업도 계속 달라지기 때문에 여러모로 보는 재미를 더한다. 암네리스는 ‘내면 말고 외모만 봐줘 내가 입은 옷 그게 나야. 드레스가 바로 또 다른 나’ 라고 외치지만, 사실 그녀는 공주라는 무거운 위치에서 홀로 고뇌에 휩싸이는 인물이다.

그렇기에 더욱 외면을 드러내려하는 건 아닌지 생각해보게 되는 장면이기도 하다. 오디션 단골 레파토리로도 사랑받는 'my strongest suit'는 화려한 퀵체인지로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다음으로 살펴볼 장면은 아이다의 대표 넘버 'dance of the robe'이다. 'dance of the robe'은 아이다가 지도자로 이끌어주길 원하는 누비아인들 앞에 두려움을 느껴 주저하지만, 이내 누비아 공주로서 사명감을 가지게 되는 곡이다.



​이 장면은 특히 아이다의 심경변화에 따른 모습이 핵심인데, 누비아인 그 자체인 앙상블들과 그들을 보고 결심하는 아이다의 연기가 명장면을 탄생시켰다.​

아이다역의 배우 윤공주는 마음껏 울고 싶은데 울 수 없는 씬이라고 말 할 정도로 앙상블들 한 명 한 명의 모습과 아이다의 감정 호흡이 엄청난 씬이다. 여기에 아프리카 민속 춤을 녹여낸 듯한 안무와 북치는 소리까지 강렬하게 어우러져 분위기를 압도한다. ​

이집트 박물관의 수미상관 구조

​더불어 아이다가 감동을 더하는 이유는 처음과 끝에 현대 이집트 박물관의 수미상관 구조로 서사를 완성시키기 때문이다.

​‘수백 번을 다시 태어나도 난 널 찾을거야’ 라는 라다메스의 말을 끝으로 펼쳐지는 마지막 씬은 아이다와 라다메스의 견고한 사랑을 보여준다.​

첫 이집트관 장면에서 소품으로 별 생각 없이 봤던 유물들도 마지막 장면에선 짙은 감동을 남긴다. 어떻게 보면 클리셰적인 흐름일 수 있지만, 여운을 남기는 엔딩으로 개인적으로 아이다에서 좋아하는 연출이다.​

뮤지컬 아이다는 탄탄한 내공의 배우들 덕분에 20년의 세월이 무색할 만큼 한결같은 감동을 선사해왔다. 아이다를 떠나보내기 아쉽지만, 이번 시즌을 끝으로 다시 새롭게 돌아올 아이다가 더욱 기대되는 바이다.​

뮤지컬 아이다는 블루스퀘어 신한카드홀에서 오는 8월 7일을 끝으로 잠시 작별을 고한다.  



김예림 withinnews0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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